당정, 연말까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 마련…“현실성 없는 속 빈 강정”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편의점 가맹점주들과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에 대해 허탈함과 막막함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당정은 연말까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마련해 담배 등 일부 품목의 제외여부 등 판매업체의 수수료 부담 완화방안을 추진하겠다 밝혔지만 편의점·소상공인 업계는 즉시 적용이 아니면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그동안 편의점 업계는 카드수수료 인하를 결정하는 기준인 매출액에서 담뱃세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2일 전편협은 성명서를 통해 편의점 종사자들은 또 한 번 현실성 없는 대책에 실망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의 대책을 사자성어로 요약하면 ‘언 발에 오줌누기(凍足放尿·동족방뇨)’라고 주장했다.

전편협 측은 “담배에 붙는 세금까지 매출로 잡는 것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는 편의점 점주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고 꼭 해야 할 개선 사항”이라며 “이번에 이 내용을 확정하지 않고 외면한 정부의 대책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말까지 담배 가격에서 세금을 제외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하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를 끝까지 외면한다면 이후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정부 측에 있고 우리는 생존권 사수를 위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편협에 따르면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의 전체 이익은 9%인 405원이다. 이 중 카드회사에 112.5원, 가맹본사에 88.5원을 내고 나면 편의점 가맹점주 몫으로 204원이 남는다. 현재 편의점 당 평균 매출액은 6억원이지만 담뱃세를 제외할 경우 편의점의 평균 연매출액은 5억원 이하로 내려가면서 편의점의 평균 카드 수수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가맹본사 입장에서도 2015년 담뱃값 인상이라는 매출 증가요인이 발생했지만 업체간 출점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의 프랜차이즈 통계 조사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은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2년 만에 약 40%(2014년 매출 11조3236억원→2016년 15조7544억원) 증가했다. 2014년 37%였던 담배 매출 비중이 담뱃값 인상 후 47%까지 10%p 정도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5.2%에서 1.0%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홍성길 전편협 정책국장은 ‘주휴수당’ 적용 시간을 현재 1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늘려달라고 건의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줘야 한다. 만일 주말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8시간씩 이틀을 근무하면 월급을 줄 때 주휴수당까지 포함해 줘야해 ‘1일 알바’를 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논평에서 “2년 새 30% 가깝게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분노한 소상공인들의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미흡하다”며 “최저임금만을 위한 별도 근본적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5인 미만 소상공인 사업장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에 대한 대략적인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중소기업계는 당정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에 대해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담배 등 일부 품목의 카드수수료 제외와 종량제 봉투 위탁 판매 수수료 현실화, 소상공인 간편결제(제로페이) 도입은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내용”이라며 “이번 정부 대책의 차질없는 시행과 함께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현실화, 규모별 구분 적용 법제화 등이 반드시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당정은 근로장려금(EITC)의 소득요건·재산 기준 완화를 통해 자영업가구 지원 대상과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특히 5인 미만 소상공인에 대해선 상대적인 어려움을 감안, 지원 금액을 현행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업종별 맞춤 카드수수료 개편과 세금부담 완화 등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상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마련해 담배 등 일부 품목의 제외여부 등 판매업체의 수수료 부담 완화방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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