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들 “수익배분 더하고 위약금 없는 폐업 도입” 시행 요구

21일 서울 송파구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앞에서 편의점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들이 편의점 제도개선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편의점 업계의 갈등이 이어지며 특별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편의점 가맹본사에 담배와 종량제 봉투 매출 제외 등 수익구조를 바꾸고 폐점 위약금을 없앤 한시적 ‘희망폐업’ 시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편의점산업협회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매년 수백억원의 상생 지원금을 주는 데다 가맹본부의 매출과 가맹점의 매출 성장을 단순 비교하는 것 등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21일 각종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주들이 모인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의점주들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수익 배분 구조 변경’ ‘한시적 희망폐업 시행’ ‘무분별한 출점 중단’ ‘24시간 영업 중단’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사항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건물 임대료 부담 완화 ▲담배·종량제 봉투 매출 제외 ▲소비활성화를 통한 매출향상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편의점 산업에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는 수익배분 구조 개선도 주장했다.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2007년에서 2016년까지 10년 동안 주요 5개사 편의점 가맹점수는 9148개에서 3만3601개로 3.7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본사 전체 매출액은 3.3배, 영업이익은 3.8배, 당기순이익은 5.8배 늘었다.

그러나 편의점주의 연평균 매출액은 1.2배 증가하는데 그쳐 누적 물가상승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율을 고려할 경우 편의점주의 실질수익은 급격히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또 폐점 위약금을 철폐하고 한시적 ‘희망폐업’ 시행을 요구했다. 지속된 수익 악화로 폐점을 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위약금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점포를 계속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폐점시 인테리어를 남기는 만큼 출점에 대한 귀책사유에 따라 인테리어 비용을 합리적으로 배분해 위약금을 최소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무분별한 출점도 막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편의점 본사의 심야영업 지원금에 대해선 편의점 본사의 ‘편법 행위’로 규정했다. 현행 가맹사업법 제12조의4에 따르면 심야시간대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가맹점주가 심야시간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이같은 주장에 대한 명분으로 불합리한 본사와 점주 간의 불공정한 계약, 최저임금 상승 등을 내세웠다. 카드수수료와 과도한 임대료 등 점주에게 불리한 시스템이 여전한 가운데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편의점 본사 측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BGF리테일·GS리테일·코리아세븐 등 편의점 업계 ‘빅3’의 최근 영업이익률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점포 포화에 따른 경쟁심화로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주요 브랜드 편의점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4%였지만 올 1분기 들어서는 대부분 1%에서 2% 초반대로 낮아졌다. CU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97% 정도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률(1월~10월) 4.5%의 3분의2 수준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1.1%(매출 3조8427억원·영업이익 429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가맹점주협의회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을 단순 비교한 것에 대해서도 논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측은 각 편의점들의 지원 상황이 달라 협회에서 일괄적으로 답변하기는 힘든 상황으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서 발표한 내용이 전체 편의점주들의 공통된 입장도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편의점주 및 각종 외식업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주들이 모인 조직이다. 한국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지에스25가맹점주모임·씨유가맹점주모임·파리바게뜨가맹점주협의회·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피자에땅가맹점주협의회·피자헛가맹점주협의회·비에치씨가맹점주협의회·뚜레쥬르가맹점주협의회·농협홍삼한삼인가맹점주협의회 등 20여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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