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안 상정 5개월 만에 의결…인상 확정시 수신료 비중 전체 재원의 53%로 올라

▲ KBS 이사회. (사진=뉴시스)

KBS 이사회는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TV 수신료를 15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이날 오후 전체 11명의 이사 중 여당 추천 이사 7명만 참석한 가운데 7명 전원 찬성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했다.

야당 측 이사 4명은 불참했다. KBS 이사회는 재적 이사 과반수 출석으로 성립,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7월 TV수신료를 4800원으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인상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야당 측 이사 4명이 ‘수신료 인상의 전제와 원칙에 대한 이사회의 선 논의와 합의’를 요구하며 불참해 진통을 겪어 왔다.

당시 야당 측 이사들은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의 보장 ▲국민부담 최소화 원칙 재확인 ▲수신료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KBS 이사회는 “수신료 인상안을 두고 심의 회의와 의견 수렴을 30차례 했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회는 “공영방송의 중심재원이어야 할 수신료가 보조재원으로 전락한 왜곡된 재원구조를 해결하고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려면 수신료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5개월여 심의 끝에 국민부담을 가능한 줄이는 차원에서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하기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길환영 KBS 사장도 "KBS는 방송법상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돼야 하지만, 정작 수신료 비중은 전체 재원의 40%가 채 안 돼 광고수입이 수신료 수입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며 "공영성을 회복해 KBS가 제대로 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수신료 인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KBS는 인상 금액에 대해 “1500원은 수신료 비중을 전체 재원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중심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KBS에 따르면 수신료가 4000원으로 인상되면 1년 수신료 수입은 지난해 기준 5851억원에서 9760억으로 상승한다. 전체 재원 가운데 비중이 현재 37%에서 53%로 높아진다. 광고 비중은 지난해 기준 40%에서 22%로 낮아진다.

반면, 이사회에 불참한 야당 측 이사들은 “인상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규환 이사는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장치 마련이 수신료를 부담하는 당사자들의 요구사항이다. 이 조건이 수용되면 우리도 같이 논의해보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장치도 마련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정부 의견만 듣고 시키는 대로 했다. 인상안 속에 국민의 모습이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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