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총 여신 늘며 이자수익 급증…카드사, 32% 수수료율 인하 탓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자영업자 단체들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하 협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올 상반기 은행권과 카드업계가 상반된 성적을 보였다. 

국내 시중은행은 약 20조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올리며 8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나 급감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2018년 상반기중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이자이익 증가와 더불어 대손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은행업계에선 가계,기업대출 등 총 여신량이 늘어나면서 이자 수익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원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 동기 4조6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 줄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감소했다. IFRS9 시행으로 유가증권 매매 순익이 1조3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또 환율 상승  탓에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7000억원 줄었다.

카드사들은 대부분 순이익이 두자릿 수 이상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신한, 삼성, 현대, 비씨 등 전업 8개 카드사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96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나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보다 55.3% 순이익이 줄었고, 현대카드(40.8%), 하나카드(31.3%) 등도 급감했다. 다만 KB국민카드(9.8%)와 우리카드(9.2%)만 순익이 소폭 감소했다.

카드업계의 일회성 요인으로 카드업계 이익이 전년 대비로 35.2%나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도 올 상반기 실적은 악화됐다.

신한카드의 경우에는 지난해 상반기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수익이 3600억원 넘게 발생했다. 현대카드는 세금 환급에 따른 일회성 이익 495억원, 하나카드는 채권판매에 따른 일회성 이익 305억원이 순이익에 포함됐던 것이 영향을 줬다.

일회성 수익이 발생했음에도 카드사들의 순익 감소세는 이어졌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수익을 제외한 경상이익을 비교했을 때 9.3% 감소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세금 환급액을 빼면 올 상반기 순이익이 5.0% 줄었다. 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올해 상반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이익이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가 카드사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 산출 때 추가로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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