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제맥주협회, 맥주산업 붕괴까지 ‘우려’

사단법인 한국수제맥주협회가 세제발전심의원회에서 종량세 도입이 결국 무산되면서 3차 입장문을 발표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30일 세제발전심의원회의 발표를 통해 종량세 도입이 결국 무산되면서 수제맥주업체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날 사단법인 한국수제맥주협회가 발표한 3차 입장문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보듯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의 보호와 부흥을 위해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맥주산업은 정부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않은 주세법으로 인해 산업의 발전이 저해되고 나아가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발 빠른 지원이 절실한 상황임에도 종량세 도입이 무산된 사실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발을 꽁꽁 묶어 기형적으로 만드는 중국의 악습 ‘전족’을 떠올리게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맥주산업의 발전과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위해서는 대기업맥주, 수입맥주, 수제맥주에게는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존재 의미가 있으며 어떤 맥주를 선택할 지는 소비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해 어느 한 축이 무너진다면 국내맥주산업 자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이는 궁극적으로 국내 맥주산업이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중소업체들이 도산해 그동안 쌓아왔던 많은 노하우와 인적 자산들이 사라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효익의 감소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그 때서야 종량세를 도입하더라도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다”고 전했다.

또한 2002년 주세법 개정을 통해 매장에서 만들어 팔던 ‘하우스맥주’로 시작해 업체수가 2005년 112개에 육박하던 수제맥주업체들이 주세법 개정이 늦어지며 54개 업체로 줄어들었던 과거를 또다시 반복하려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4년과 2018년의 주세법 개정을 통해 수제맥주산업의 성장이 탄력을 받는 상황에서 비합리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주세법과 정부의 늑장대처에 발목이 잡혀 또다시 하락세를 걷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를 나타냈다.

협회에 따르면 ‘종량세’를 시행하며 수제맥주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크래프트맥주의 발생지인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업체들은 2016년 기준으로 456,000명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에 기여한 금액이 연간 678억 달러(약 76조원)에 달하고 있다.

국내수제맥주업체들은 2017년 말 기준으로 국내맥주시장에서 매출기준 1%(출고량기준 0.4%)도 안되는 점유율로 5000명이 넘는 일자리를 만들고 있으며 젊은 청년들이 주로 일하는 청년고용 친화적 산업(청년고용률 50% 이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종량세’가 도입된다면 국내수제맥주업체들은 주세부담 없이 더욱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직원들의 복지혜택에도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주세부담으로 구매하지 못했던 장비/시설 구입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유관 산업의 발전까지 촉진함으로써 한국경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회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현 정부가 불합리한 주세법개정을 통해 국내수제맥주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고용창출과 투자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이로 인해 국내 맥주산업의 축이 무너지고 투자 위축과 실업률 증가라는 현실을 맞닥뜨리게 될까 심히 우려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법령이나 규제 개선의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국내맥주산업의 백년대계를 결정지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하지 말아야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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