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휴가 없이 국내서 경영활동 하거나 자택서 경영구상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허창수 GS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가온 휴가철을 맞아 재계 총수들이 하반기 경영계획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재계에 다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통상 7월 말에서 8월 첫째 주를 전후로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올해는 별도의 휴가 보다는 대부분 경영활동을 지속하거나 휴가 계획을 세우더라도 자택에서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유럽, 캐나다, 일본, 홍콩, 중국 등을 방문해 인공지능(AI) 거점을 둘러보고 전기차 기업을 만나는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요청한 국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 계획안도 챙겨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 투자 및 채용 계획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자택에서 휴가를 보내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금리인상, 유가 상승, 통상압박 등에 대응해 하반기 전략을 새롭게 짜야한다.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안도 숙제로 남아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모비스 중심의 분할합병이 무산되자 새로운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재계에서는 현대모비스를 활용하려던 '1차 개편안'을 접어두고 현대글로비스를 지배구조 정점에 올려놓는 '2차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휴가보다는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를 구체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달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SK그룹 계열사의 조직과 제도를 올해 10월까지 재설계하라고 계열사 사장들에게 지시했다.

지난달 29일 LG그룹 지주회사인 ㈜LG의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갑작스럽게 회장직에 오른 상태라 지주회사 및 계열사 경영 현안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허창수 GS 회장은 여름 휴가 기간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현안을 챙길 계획이다. 허 회장은 지난 5월 주요 계열사에 남북 경협 국면 가능성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고, 최근에는 외부 업체와 협력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도 특별한 휴가 기간에 특별한 계획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를 구상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마트가 여름에 성수기라 휴가 대신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실적이 부진한 오프라인 점포를 매각하면서 내실을 강화하고 온라인 채널과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 회장은 6월에 선보인 만물잡화점 쇼핑몰 ‘삐에로 쇼핑’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자택 경영'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휴가 기간 별다른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무르며 경영구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옥중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전망이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한편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이재현 CJ그룹 회장만 해외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지난 8일 유럽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휴식을 겸해 현지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하반기 이후 중장기 사업전략을 차분하게 구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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