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김석 기자.

[미래경제 김석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항공사가 이제는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됐다. 땅콩 회항과 물벼락 갑질 논란을 야기한 대한항공과 기내식 대란을 초래한 아시아나항공이 그 주인공이다. 

엄밀히 말하면 한진家 조양호 회장 오너 일가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라고 하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실제로 한진가는 지난 4월 막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그동안 묻혀 있던 각종 '갑질'과 비위 행위 등에 대한 증언과 제보가 쏟아지며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우선, 조 회장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운전기사와 경비원, 한진그룹 직원 등에 대한 폭행 혐의 외에도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 편입학 비리 의혹에 휘말렸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조 사장의 편입학은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며 “조 사장의 편입과 졸업을 모두 취소할 것을 재단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촉발된 오너 일가의 각종의 비리 의혹이 만천하에 공개된 셈이다. 

그런데도 이들 오너 일가는 (개인이) 수사를 받기 위해 포토라인에 설 때 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죄송합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언급할 뿐이다.

진실로 잘못을 알고, 반성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한항공 사태가 잠시 수그러들 때 쯤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도마에 올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사흘간 기내식이 제 때 실리지 않아 출발이 지연된 항공기가 수십편에 이르고, 일부는 아예 기내식 없이 이륙했다. 

기내식을 싣지 않고 항공기가 이륙한 것은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삼구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5시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내식 대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기내식 대란’의 원인이 기내식 업체 변경 과정에 1600억원의 투자금 유치 문제가 걸려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자, 해당 건은 박 회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시아나 항공이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한다며 매년 9월에 개최하는 행사다. 최근 모 방송을 통해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한 여성 승무원은 박 회장을 바로 옆에서 수행하며, 박 회장 술잔이 비지 않게 술을 따른다.

또 박 회장이 직원들을 만나러 다니는 시간이 되면, 직원들은 회장님을 열렬히(?) 연호하며 각 팀별로 준비한 이벤트를 공개한다. 뿐만 아니다. 여성 승무원들은 무릎을 굽힌 채 손으로는 하트를 만들고 '회장님 사랑합니다'를 외친다.

얼핏 보면 사이비 종교에 나오는 일련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벤트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직원들도 더러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누구를 위한 이벤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 더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갑질 항공사’로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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