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근 고혈압 치료제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고혈압 환자의 불안이 확산됐다. 특히 일부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가 오히려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문제가 된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17만8536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당국은 해당 환자들이 무료로 다른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안내 중이다.

문제가 된 고혈압 치료제는 중국 ‘제지양화하이사’의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을 사용했는데 여기에 발암가능물질로 알려진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로 분류하는 ‘2A’ 등급에 속해 있다. 발암 가능성은 있지만 동물·인체에 발암증거는 불충분한 상태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고혈압치료제 219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115개 품목(54개 업체)이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품목은 판매·제조 중지됐으며 나머지 104개 품목(46개 업체)은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판매가 재개됐다.

지난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서울 시내 주요 병원에 고혈압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환자들은 전화 등을 통해 처방받은 고혈압 치료제를 계속 먹어도 되느냐는 질문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제약업계에서는 식약처가 해당 원료의 사용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판매중지를 발표했다는 불만도 있다. 식약처의 조치가 오히려 환자의 불안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런 조치와 발표가 의료기관이 정상 진료하지 않는 주말에 시행되면서 환자들은 이틀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식약처는 지난 7일 219개 품목의 판매 및 제조중지 조치를 발표한 뒤 이틀 만인 9일 오전 91개 의약품은 해당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치를 해제했다.

무엇보다 고혈압 환자 대부분은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의 성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의료기관과의 협의가 필수적인데 식약처가 병원이나 약국이 모두 문을 닫는 주말에 관련 조치를 발표하면서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셈이다. 물론 발 빠르게 안전 조치를 해야겠다는 의도지만 아쉬운 대처라는 생각이다.

참고로 문제가 된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1회에 한해 다른 치료제를 재처방 받을 수 있다. 당뇨약 등 다른 의약품과 고혈압 의약품이 함께 처방·조제된 경우에는 문제가 된 고혈압 치료제에 한해서만 재처방이나 재조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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