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지배구조 개선 신동빈…경영진 신뢰 바탕 ‘승리’ 전망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이 이달 말쯤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홀딩스는 이달 말 경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안건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장소는 도쿄 시내 제국호텔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안건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주자격으로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신 전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이사를 해임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비록 뇌물공여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지만 이번 표 대결도 신 회장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회장과의 앞선 4차례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표 대결에서 모두 패배한데다 일본 주주들이 변함없이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역시 이번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의 이사복귀 시도와 신동빈 회장 해임 건의안이 모두 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는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비롯해 그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등 직계 가족들이 계열사 임원을 맡아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고액의 연봉을 받거나 일감몰아주기 등의 수법을 통해 부를 편취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5년 7월 신 전 부회장이 부친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동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시도한 것이 롯데 가족경영의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을 비롯한 친족에 이끌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는 ‘손가락 해임’을 시도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이튿날인 7월 28일 곧바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히려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시도했던 경영복귀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신동빈 회장은 그해 8월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 방침의 확인’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며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주총 표 대결에서 완승, 경영권 분쟁 초반 확실한 승기를 잡는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 실권을 장악한 이후 경영투명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는 평가다.
이후 9만5000개에 달하는 순환출자고리를 대부분 끊어냈고 지난해 10월에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90여개 계열사 중 51개 사를 롯데지주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한편 신 회장은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에 보석을 신청했다.
현재 항소심 중으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요 현안이긴 해도 면세점 특허 취득이 호텔롯데 상장의 절대적 필수요건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단 출연금과 같은 준조세성 자금 지원요구를 거절할 경우 다수 사정기관의 보복성 조사가 예상돼 어쩔 수 없이 재단 지원금을 출연한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신 회장이 항소심은 7월 말 법원 휴정기를 지난 8월 중순경 재판이 마무리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