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팀 김하은 기자.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시중은행을 필두로 시작한 ‘챗봇’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챗봇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화형 로봇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과 인터넷은행에서도 챗봇 서비스를 론칭하는 추세다.

현재까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챗봇을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이다.

JT친애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챗봇을 도입해 24시간 대출상담이 가능토록 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 앞다퉈 내놓고 있는 이 챗봇 서비스가 금융권 전반으로 정착되기엔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높다.

챗봇은 24시간 고객응대는 물론 민원이나 상담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개인정보 유출, 해킹 등 보안 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게다가 사용자가 요구하는 질문에 말귀도 제대로 못 알아듣고 동문서답을 늘어놓는 등 기본적인 응답기능도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잇따르고 있다.

실제 현재 은행들이 출시한 챗봇 서비스는 답변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응답수준도 높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딥러닝(심층학습) 기술로 점차 수준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고객의 민원창구 역할을 대신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당초 챗봇은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강화에 따른 핵심 전략 시스템으로 떠올랐지만, 잦은 오류와 불안정한 전산때문에 사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금융보안원이 발표한 ‘국내외 금융권 챗봇 활용 현황 및 주요 보안 고려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형 챗봇은 자기학습이 가능해 고객이 입력한 단어에 AI가 의도치 않은 행위를 함으로써 개인정보 유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철저한 보안과 최적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금융권 챗봇엔 더욱 까다로운 보안 시스템이 갖춰져야만 각종 해킹 등에 노출될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에도 은행권이 챗봇 서비스를 서둘러 출시하고 시행하는 이유는 빅데이터 확보 탓이다. 현재는 서비스가 불완전하더라도 점차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교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출시된 어설픈 챗봇 기능에 실망한 사용자들이 굳이 챗봇을 이용할 지는 의문이다. 사용자가 챗봇을 통해 만족할 만한 해답을 얻어야만 활용 가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금융권 챗봇이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되지 않으려면 섣부른 서비스 도입보다는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먼저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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