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지 갤러리 ‘박은선 개인전-숨 쉬는 돌의 시간’ 열려

박은선 작가와 더페이지갤러리에 전시된 작품.(사진=미래경제 DB)

[미래경제 김미정 기자] 대규모 공간 리뉴얼을 마친 더페이지 갤러리에서 첫 공식 전시이자 갤러리 재 개관전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박은선 개인전 ‘숨 쉬는 돌의 시간’을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린다.

1993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카라라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후 대리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 정착,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는 대리석이라는 재료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면서 완벽한 균형과 질서 속에 자연의 에너지와 우연의 효과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기하학적 추상을 통해 동양과 서양, 고전과 모던, 균형과 불균형, 통제와 자율성 등이 대립-공존을 표현하는 박은선의 작업은 유럽 미술계에서 서양 모더니즘의 추상 조각과는 차별화되는 ‘동양적 추상조각’이라는 평가로 주목 받아왔다.

작가는 색이 다른 두 개의 대리석 판을 켜켜이 쌓아 올리면서 원형, 사각형, 원반과 같은 조각의 외형을 마름질하고 그 과정의 시간들을 겹쳐간다. 이는 미니멀리즘 조각의 과정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실은 제의에 가까운 수행적 태도를 통해 작업의 정신적 가치와 회화적 존재감을 공감각적으로 구현해 내는 과정인 것이다.

작품 뒤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 중인 박은선 작가.(사진=미래경제 DB)

이번 전시는 국내는 물론 주 무대인 유럽 및 각국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온 작가가 10년만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개인전임과 동시에 수년만에 공개되는 신작들을 발표하는 자리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중력을 거스르는 설치를 통해 조형의 가능성과 공간과 조각의 상호적인 관계에 대해 깊이 고찰한 작가의 신작들을 세계 첫 더페이지 갤러리를 통해 선보이게 됐다.

더페이지 갤러리 측은 “전시가 부재했던 지난 세월 동안 박은선이 유럽에서 일구어온 그의 업적들을 총 망라해 한국에 선보이는 유의미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은선은 지난 2007년 7~8월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시의 초청으로 베르실리아나 공원에서 대규모 야외 조각전을 가진 바 있다. 단 한명의 조각가를 초청해 야외 조각전을 개최하는데 헨리무어, 페르난도 보테로 등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초청을 받은 바 있으며 박은선은 이 전시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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