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원장, 국회의원에 4600만원 쪼개기 후원도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가천대 길병원이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했던 '연구중심병원' 선정 과정에서 복지부 전 국장 A씨 에게 3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29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길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선정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받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이 모 가천길병원장과 비서실장을 뇌물공여·업무상 배임·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3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복지부 전 국장 A씨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A씨는 2012년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을 역임할 당시 정부서 추진했던 연구중심병원 선정 관련 업무를 맡았다.

A씨는 연구중심병원 선정 수, 예산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면서 3억5000만원 규모의 길병원 카드를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12년엔 골프 등 향응 접대를 받다가 2013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월 한도액 500만원의 길병원 명의의 카드를 유흥업소, 마사지업소 에서 주로 사용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이모 가천길병원 원장은 "2010년 소아응급실 선정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어 평소 알고 지내던 A에게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접대를 하였으며, A씨가 관심 사업의 주무관청 공무원이어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혐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모 가천길병원장은 병원자금으로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과 인천 지역구 의원 후원회에 길재단 직원 및 가족 명의로 4600만원의 '쪼개기 후원'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길병원이 총 17명 명의로 쪼갰고, 국회의원 15명에게 후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후원금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선이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가천길병원 개원 60주년 행사인데, 이 규모를 늘리기 위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후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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