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금감원 지배구조 개편 압박 부담…네이버 이해진과 닮은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국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글로벌 경영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영 파트에 집중하기 위해서라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 등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3일 해외 사업에 주력하는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으로 박현주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 임기 2년 끝나면서 GISO로 직함이 바뀌어 새로새롭게 취임한 것. 박 회장은 앞서 3월에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에 취임하면서 국내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의사를 이미 한 차례 밝힌바 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GISO 선임이 사실상 경영 2선 후퇴이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 정부 의 압박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금감원까지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압박을 가하면서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부터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 조사에 초대형 IB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인가 심사에 발목이 잡혀있다.

또한 금융당국은 최근 도입한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를 설명하면서 그룹간 교차출자나 차입금을 활용한 자본확충 등 사례를 '개선해야 할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교환을 통해 자기자본을 키웠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에 참여한 거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인수 등도 금감원은 문제 사례로 들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GISO 이동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비슷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이해진 GIO는 네이버 공정위의 총수 지정으로 이를 회피하기 위해 의장직을 내려놓고 GIO로 직함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박 회장이 국내 사업에서 손을 뗐다 하더라도 정부의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박 회장을 그룹 총수로 보는 이상 실질적으로 책임을 피하기는 여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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