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대출 증가율이 예금 증가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와 STX·동양사태에 따른 대기업 대출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르로 보인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현재 은행권의 총예금 평균잔액은 99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2월 현재 잔액은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예금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예금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9월 현재 총대출 평균잔액은 113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예금 증가율이 대출 증가율보다 1%포인트 이상 밑돈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예대 증가율 갭은 지난 2분기 말부터 플러스로 전환됐다.

대출 증가율에서 예금 증가율을 뺀 예대 증가율 갭은 2010년 9월 -16.0%포인트까지 추락했으나 올해 6월 0.7%포인트를 기록했고 9월에는 1.4%포인트까지 상승했다.

금융권은 예대 증가율 갭이 플러스로 돌아선데 정부의 과세 강화 조치와 최근 기업의 대출수요 증가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 기조에 따라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 기준을 강화하면서 거액 예금이 빠져나갔다.

8월 말 현재 국민·농협·우리·신한·하나 등 5개 시중은행의 10억원 초과 예금 잔액은 23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조2000억원(6.9%) 줄었다.

대출은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강화 정책과 STX·동양 등 대기업 부실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세가 영향을 줬다.

강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