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A씨, 휴대폰 분실 이유로 제출 거부…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 활동 이력도

지난 1일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게시된 유출사진(독자제공) ⓒ News1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서울 홍익대학교 미술 실기수업에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을 몰래 찍어 남성 혐오 온라인 사이트인 '워마드'에 유포한 용의자가 동료 여성 누드모델인 것으로 지목돼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의 쉬는 시간에 남성 누드모델의 나체를 몰래 촬영해 다음카페 워마드에 올린 누드모델 A씨(25·여)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해당 학교 측의 수사 의뢰를 받고 지난 5일 정식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과 교수, 누드모델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다.

수사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4명의 모델 중 한 명인 A씨는 지난 8일 참고인 조사 중 “휴대전화 2대 중 한 대를 분실했다”며 한 대만 제추해 수사관들의 의심을 받았다. 

이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A씨만 9, 10일 양일 간 연속으로 불러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A씨는 경찰 조사가 계속되자 범행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과거 워마드에서 활동을 했지만 현재는 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당일 피해자와 감정적 다툼이 있었던 정황도 파악되면서 나체사진을 유포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피해자가 쉬는 시간에 다른 모델들과 같이 쉬어야 할 탁자를 혼자 차지하고 누워 있는 것을 보고 A씨는 “자리가 좁으니 나와라”고 핀잔을 줬고, 말다툼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분실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은 휴대전화를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물증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는 워마드에서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댓글을 단 카페 회원 2명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워마드 카페에는 지난 1일 ‘미술수업 남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라는 제목으로 몰카 사진이 올라왔고, 이 게시물에는 모델을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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