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서 글로비스 통해 지주사 지분 확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1월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현대자동차그룹 환경기술연구소에서 열린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로 몸집을 불린 글로비스를 바탕으로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현대모비스를 둘로 쪼개 모듈·AS사업부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존속 부문(미래차부품·투자사업)으로 하는 지주사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지주사 전환 과정을 통해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그룹 경영승계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로 이번 분할 합병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지분을 처분해 지주사인 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알짜 사업부문을 떼 내어 현대글로비스에 주는 것에 대해 결국 글로비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정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함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이번 지주사 전환과정을 통해 지주사로 탈바꿈할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 부회장 입장에선 자신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손 안대고 코를 푸는 격인 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된 물류회사다. 설립 첫 해부터 현대자동차그룹 물류를 싹쓸이 하면서, 설립 첫 해인 2001년부터 매출 1985억원, 영업이익 93억원, 당기순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기준 매출 16조3583억원, 영업이익 7270억원, 당기순이익 6804억원이 됐다. 약 17년 만에 매출 기준 82배, 영억이익 기준 78배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현대글로비스로 일감을 몰아줬다. 철광석 물류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현대글로비스에게 물량을 몰아줬고 현대글로비스는 다시 사돈기업 삼표기초소재에 물류를 맡겼다. 삼표기초소재는 다시 기존의 지역 물류회사에 배송을 맡겼다. 현대글로비스와 삼표기초소재가 중간에 끼어들면서 물류마진을 얻었다. '통행세'의 전형이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2003년 이후 매해 배당을 실시하면서 정 부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해 1125억원을 배당하는 등 15년간 6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실시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금까지 현대글로비스로부터 15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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