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000억대 매출, 영업익 189억원 기록…해태제과 “원가 압박에 불가피한 인상"

크라운 해태제과 본사. (사진=해태제과)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해태제과가 정상회담 직전에 가격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면서 ‘꼼수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해태제과는 오예스, 맛동산 등 5개 제품의 중량당 가격을 12.7% 인상했다. 특히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가격인상을 발표하면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태제과 측은 우연히 날짜가 겹쳤을 뿐이며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해 6~7년만에 불가피하게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해태제과는 오예스와 맛동산 등 5개 제품의 중량당 가격을 12.7% 올렸다.

인기 제품인 오예스의 중량당 가격은 평균 17%, 최대 27.3%까지 올랐다. 맛동산 역시 중량당 가격 인상률은 평균 12.9%로 최대 25.9%까지 올랐다. 웨하스는 권장소비자가격을 800원에서 900원으로 100원(12.5%) 올렸다. 오사쯔와 미니자유시간의 중량당 가격 인상률은 가격 8.3%, 9.5%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3월 빼빼로와 목캔디 두 제품의 가격을 올린 롯데제과보다 종류도 많고 인상폭이 크다. 빼빼로와 목캔디 원통형 제품의 중량당 가격 인상률은 각각 6~8.1%, 8~12.8%이다. 가장 인상폭이 크다고 할 수 있는 목캔디 케이스형 제품은 기존 700원에서 800원으로 100원(14.3%) 올랐다.

해태제과식품은 지난해 8000억대 매출을 올리고 1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원, 영업이익은 341억원이다.

이번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원가 압박’을 꼽았다. 하지만 원재료, 인건비, 물류비 등 어떤 항목에서 비용이 크게 올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으며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달러도 약세로 원재료 수입에서도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기에 해태제과 측의 해명이 다소 약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원가 압박이 심한 5개 제품들로 선정했다고 하지만 가격이 오른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어떤 비용이 더 들어가는지 명확하지도 않아 일부에서는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인기제품의 가격을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가격 인상 발표 시점 역시 남북 두 정상이 만나기 바로 직전인 오전 9시에 자료를 배포하면서 계획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역사적으로 관심이 높은 남북정상회담에 쏠린 사이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적인 ‘꼼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의 날짜는 이미 공지가 됐던 만큼 이날을 노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태제과 측은 우연히 날짜가 겹쳤을 뿐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은 아니며 4월 초에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해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이날 발표하기로 했는데 날짜를 다시 바꾸기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주력 상품의 인상 이유로는 많이 팔릴수록 많이 만들어야 해 비용이 늘어 고심 끝에 6~7년만에 가격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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