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200m 걸어오며 만감 교차"…文 "10년간 못 다한 얘기 나눌것" 감회 밝혀

27일 오전 10시 15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 평화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것을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27일 오전 10시 15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 평화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것을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분리선을 넘는 역사적인 순간까지 11년이 걸렸다. 걸어와 보니 왜 이렇게 오기가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우리가 200m를 걸어왔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역사적 자리인 만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이게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이런 만남이 (의미가 없지 않겠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도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보다는 마음가짐을 잘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평화번영·북남관계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의 출발점에 서서,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여기 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이 실제로 잘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오늘 현안 문제들, 관심 되는 문제들을 툭 터놓고 이야기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서,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나가는 계기가 돼 기대하시는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결과가 좋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만찬 메뉴인 평양냉면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오기 전에 보니 만찬 형식을 갖고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 왔다"고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멀리서 온 평양냉면을 맛있게 드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아, 멀리서 왔다고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김 위원장의 말에 회담장에 한동안 웃음꽃이 피었다.

김 위원장은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문 대통령과 좋은 이야기,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만남을 축하하듯 날씨가 화창하다. 봄이 한창이다. 한반도에도 봄이 오는 것 같다"고 화답한 후 "온 세계의 눈이 쏠려있다. 남북의 국민들, 해외 동포가 거는 기대도 크다.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순간에 대해 언급한 후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 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이어 "오늘 대화도 통 크게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하루 종일 얘기할 시간이 있는 만큼 10년 동안 못한 이야기를 충분히 하자"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후 99분간 비공개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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