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프리·롯데·신라 등 치열한 경쟁 전망…입찰 결과 따라 면세점 판도 요동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면세점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을 차지하기 위한 각 업체들의 경쟁이 시작된다.

특히 세계 1위 업체인 듀프리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권이 외국업체에 넘어갈 것인지 롯데와 신라 등 국내 업체들이 그대로 지켜갈 것인지 또한 관심사다.

23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열린 입찰설명회에는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기존 입점 업체는 물론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 두산, HDC신라 등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에 진출한 기업들이 모두 참가했다. 여기에 듀프리(스위스) 계열사인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와 듀프리글로벌 등 2개 법인도 경쟁에 합류했다.

듀프리가 이번에 입찰에 참여하면 인천공항은 세계 1위와 2위(롯데), 5위(신라) 등 글로벌 면세업체 가운데 3곳이 참여하는 격전이 펼쳐지게 된다. 사업권을 따내는 업체는 1조원가량 매출을 늘릴 수 있어 글로벌 면세업계 판도까지 변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사업권을 스스로 반납했던 롯데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다시 사업권을 따낼 수 있을 것인지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롯데는 인천공항면세점 3기(2015년9월~2020년8월) 사업자로 선정돼 T1에서 향수·화장품(DF1), 주류·담배(DF3 구역), 피혁·패션(DF5), 탑승동(전품목·DF8) 등 4곳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이중 롯데는 주류·담배(DF3 구역)을 제외한 3개 구역을 반납했고 이번에 인천공항공사는 이를 DF1과 DF5 2개 구역으로 재구성해 입찰공고를 냈다.

롯데가 3기 사업자 선정 입찰 당시 적어낸 임차료는 5년간 총 4조1412억원이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보복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오픈 등의 영향으로 롯데는 2016~2017년 2년간 인천공항점에서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까지 그대로 사업을 이어갈 경우 5년간 총 1조4000억원의 천문학적인 적자를 볼 것으로 추산한 롯데는 결국 사업권 일부를 반납했고 이번에 재입찰이 진행되게 됐다.

이번 입찰에서 공사는 롯데를 비롯해 과거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을 중단한 바 있는 신세계,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을 중도에 포기한 한화갤러리아 등에는 감점을 주는 항목을 추가했다.

이번 입찰 결과는 국내외 면세점 업계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사업설명회 참석은 곧 이번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는 만큼 이번 인천공항면세점 T1구역 입찰에 세계 5위권 면세점 기업 중 3곳의 참여가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이 이번 입찰 구역에서 지난해 올린 매출은 8700억원가량이다. 2개 사업권을 한 기업이 차지하면 업황에 따라 1조원가량의 매출을 추가할 수 있는 셈이다. 듀프리가 사업권을 가져가면 당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고 롯데나 신라가 사업권을 가져가면 추격에 힘을 받게 된다.

과거 인천공항면세점 1기 사업자 선정 때는 미국의 DFS가 입찰에 참여해 롯데, 애경(AK),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인천공항에서 면세점 영업을 한 바 있다. 2기 때는 DFS가 신라에 밀려 탈락했고 3기 때는 태국의 킹파워가 도전했지만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더욱이 이번 입찰 결과는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여기에 신세계가 사업권을 따내면 롯데와 신라 양강구도에 위협을 줄 수 있으며 한화갤러리아, 두산,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이 인천공항면세점에 새롭게 입성할 수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이 높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이번에 입찰공고를 진행하면서 영업환경 변화를 고려해 롯데가 반납한 3곳의 사업권을 2곳(DF1,DF5)으로 재구성했다.

최소보장금액은 2014년 제3기 면세사업자 입찰 대비 최대 절반 가까이 낮아진 점도 흥행요인이다. DF1의 경우 최소보장금액이 1601억원으로 2014년 대비 30%, DF5는 406억원으로 기존대비 48% 낮아졌다. 이에 업체들 간 총력전이 펼쳐지며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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