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 받아…거취 여부 촉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황창규 KT회장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사퇴로 사퇴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격 사퇴를 발표함에 따라 황 회장의 사퇴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날 권오준 회장은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전격 사임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로, 연임 후 아직 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권 회장은 새정부가 들어서며 사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황 회장의 경찰 피의자 소환조사를 비롯해 포스코 계열사들이 전 정부와의 특혜논란에 휩싸이는 등 구설수가 이어지면서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권오준 회장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황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지만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연임에 성공하면서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연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순방에 한차례도 동행하지 못하면서 거취 여부에 대해 무언의 압박이 지속됐다.

그러다 최근 정치후원금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KT가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자회사 KTH를 통해 대량으로 상품권을 구매한 후, 이를 현금으로 되바꿔 임원들이 국회의원들에게 후원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KT 측은 황 회장이 중도에 물러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앞으로 경찰의 사법처리 방향이 황 회장의 경영권 유지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속 가능성이 불거질 경우 황 회장이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진사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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