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제맥주 시장 2016년 200억원 규모서 2017년 350~400억원 규모로 성장

생활맥주의 수제맥주인 안동밀맥주.(사진=생활맥주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 맥주 시장이 변하고 있다. 지난 2월 편의점 CU의 맥주 판매비중을 보면 수입맥주 60.2%, 국산맥주 39.8%로 수입맥주 판매가 크게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의 인기 요인으로 600여종의 다양한 맛과 가성비를 꼽는다.

이런 가운데 이달부터 주세법 개정으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수제맥주 판매가 허용됨에 따라 다시 한번 국내 맥주시장의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지난 11일 미국 소매 데이터 제공업체 IRI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맥주 판매량은 전년대비 0.4% 감소한 340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수제맥주는 전년대비 5.6% 증가한 4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016년 5301개였던 양조장 수도 지난해 6000개를 돌파하며 10% 이상 성장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2016년 200억원 규모였던 수제맥주 시장은 2017년 350~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5년 후에는 1500억~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커져가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 활성화와 양조장 확대를 위해 지난 3월 협회 첫 공식 맥주인 ‘깻잎 한잔’을 출시했다. 협회는 국내 주요 브루어리와 릴레이 형식으로 공식 수제맥주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첫 번째 공식 맥주 ‘깻잎 한잔’은 총 11개 브루어리가 함께 양조했다. 핸드앤몰트를 중심으로 완성된 ‘깻잎 한잔’은 맛·향·영양 등 맥주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홉’ 대신 국산 깻잎을 주 원료로 사용했다. 1만잔 한정 생산된 ‘깻잎 한잔’은 전국 10여개 매장에서 판매됐다.

협회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직 수제맥주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국내 브루어리의 가입과 활발한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다 수제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생활맥주는 맥주 양조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전국 각지의 수준 높은 양조장과 손잡고 생활맥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고품질의 수제맥주를 생산, 유통한다. 단순 수제맥주 프랜차이즈가 아닌 대한민국 수제맥주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생활맥주는 양조장을 운영하지 않는 이유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좋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유통망이 없어서 고전하는 양조장이 있는데 수제맥주는 다양한 맛과 개성이 특징인 만큼 소규모 양조장이 살아야 수제맥주 시장도 살아난다는 것이다.

실제 안동 지역에서 수제맥주를 생산하는 ‘안동맥주’ 양조장의 경우 생활맥주와 손잡고 ‘안동금맥주’와 ‘안동밀맥주’를 개발해 매출 상승과 함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안동소주’로 유명한 안동 지역에서 수제맥주 ‘안동맥주’를 먹을 수 있다는 소식에 생활맥주 안동문화의거리점은 지역 주민은 물론 안동 관광객의 방문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생활맥주는 대전 지역의 ‘더렌치브루잉’, 부산 지역의 ‘고릴라브루잉’ 등과 함께 각자의 개성을 살린 수제맥주를 개발해 전국으로 유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강원도, 전라도 지역의 양조장과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맥주 관계자는 “2014년 50여개에 불과했던 국내 맥주 양조장이 최근 100개를 넘어섰다”며 “개성있는 맛과 향의 수제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색을 살린 양조장과 함께 다양한 수제맥주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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