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20곳 폐점 예정…임대료 폭등에 인건비 등 상승 영향

서울 중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 패스트푸드 업계가 임대료 폭탄에 어려움을 겪으며 글로벌 브랜드 맥도날드도 매장 폐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년 가까이 만남의 장소 등 고객들이 주로 애용했던 부산서면점이나 신촌점, 관훈점까지도 폐점 목록에 올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본사가 있던 서울 종로 관훈점의 영업을 이달 중순 종료하기로 했다. 인사동 센터마크빌딩 1층에 있는 관훈점은 맥도날드의 대표 매장 중 하나로 건물 리모델링 전까지 본사로 사용했던 곳이다.

맥도날드는 이외에 신촌점을 비롯해 서울 사당점·강남점·서울대입구점, 용인 단대점, 부산 서면점 등의 문을 닫았거나 닫을 예정이다.

이중 부산서면점(1993년)이나 신촌점(1998년), 관훈점(1999년)은 매장이 문을 연지 20년 안팎으로 지역에서 ‘만남의 장소’로 손꼽히던 곳들이다. 서울대입구점도 2001년 문을 열어 지역 상권의 핫플레이스였다. 암사역점(2014년)과 정동점(2014년)은 오픈 4년 만에 폐점을 결정했다.

현재까지 맥도날드가 폐점을 결정한 매장은 20곳에 달한다. 아직 4월 중순인 점을 고려하면 연내 폐점 매장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새로 문을 연 곳은 1개 매장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폐점 매장 수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급격히 늘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7개 매장이 폐점한 대신 18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다. 2016년에는 22개 매장이 폐점했고 24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맥도날드가 주요 상권에서 철수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영향은 임대료 탓이다. 통상 2년에 한 번씩 임대료 협상을 하는 데 올해는 유독 상승 폭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요 상권에 있는 한 매장은 건물주가 임대료를 두 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와 원재료비까지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건물 임대료가 매장 유지의 가장 큰 변수로 꼽으며 아무리 직영점이라도 임대료 부담이 크면 수익성이 나빠져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는 대신 폐점 매장 인근 신규 매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주요상권인 만큼 아예 철수하기보다는 협상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맥도날드 측은 임대료 협상의 특성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폐점이 몰려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신규 점포 개설이 늘어난다며 올해도 통상적인 수준으로 하반기에 신규 매장 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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