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피해 최대 39조원…반도체 리스크는 여전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이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수출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방은영 디자이너)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점차 확산되면서 그 사이에 낀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의 수출 대상국 1·2위인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예고하면서 한국 산업계는 '고래 싸움에 낀 새우'처지에 몰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를 이유로 연간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기로 하고 1300여개 세부목록을 발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들 수입 품목에 25~35%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관세 부과 품목은 차세대 IT기술과 로보틱스, 항공, 신에너지자동차, 바이오의약, 전략장비, 첨단소재, 농기계, 선박 및 해양엔지니어링, 첨단철도장비 등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산을 타깃으로 한 미국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반발해 중국이 지난 1일 돼지고기·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 보복 관세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는 추가적으로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G2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한국 수출에도 시차를 두고 막대한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한다. 대중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은 68.7%(최종재 31.3%)에 이른다. 미국이 최종 귀착지인 중간재 수출 비중은 5.0% 수준이다. 미국의 중국산 1300여개 수입 품목 고율 관세 부과가 한국 수출의 주력인 대중 중간재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무역협회도 '미국의 중국 무역제재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내고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접어들 경우 한국의 수출이 최대 6.4%(367억 달러·약 39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협회는 이들 국가의 무역전쟁이 EU로 까지 확산 될 경우를 가정해 미국과 중국, EU의 관세가 10%포인트 올라가면 글로벌 무역량이 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무역 전쟁이 봉합되더라도 반도체 부문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입 확대 요구를 수용해 갈등이 봉합되면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은 40억 달러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수출 비중 가운데 가장 높은 반도체가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 한국 수출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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