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등 MB정부 시절 금융권 4대 천왕 정조준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어윤대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최근 KB국민은행에서 연이어 부실·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MB정부 시절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리던 전 회장들에 대한 정밀 검사에 돌입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종합검사나 특별검사를 통해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2008년 이후 비리·부실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의 핵심인 이들 은행이 금융당국의 검사를 동시에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당국의 4대 시중은행 종합검사와 특별검사는 4대 금융그룹 전 회장의 재임 시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윤대 KB금융그룹 전 회장은 최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사회 안건 자료 등이 미국 주총안건 분석기관 ISS에 제공된 것과 관련해 주의적 경과 상당의 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최대 100억원대로 추정되는 도쿄지점 비자금 조성 의혹과 직원의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등이 터지면서 금감원이 특별검사에 착수해 추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스톡그랜트(주식성과급)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마쳤다. 이번 종합검사에서는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전 회장 재직 시 과도한 미술품 을 구매한 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저축은행에 하나캐피탈의 유상증자 참여도 다시 들여다봤다.

김 전 회장은 하나은행이 4000여점의 미술품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임직원 출신이 관계자로 있는 회사를 통해 미술품이 거래됐다는 의혹과 미래저축은행에 하나캐피탈이 유상증자로 지원하도록 김종준 당시 사장(현 하나은행장)에 지시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도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의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판매에 대해 특별검사에 나서면서 불완전판매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정치인 계좌를 불법 조회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금융당국이 특별검사에 나섰다. 이로 인해 라응찬 신한금융그룹 전 회장에게도 불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는 마쳤으며 국민, 우리, 신한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들을 철저히 조사해 문제의 소지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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