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덤닷 실패하자 OLED 전향…값비싼 마이크로 LED도 시장 안착 미미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8'의 삼성전자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8K QLED TV의 선명한 화질을 몰입해서 감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글로벌 TV 시장에서 11년째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 TV의 점유율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소니가 3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33%의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18.5%의 점유율로 3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점유율 격차가 2배나 벌어진 셈이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부진한 배경으로는 OLED TV 사업을 접고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선택한 데에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OLED TV 출시를 위한 경쟁을 벌였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3년쯤부터 두 회사는 다른 길을 걸었다.

LG전자는 지속적인 투자로 OLED TV를 시장에 내놓은 반면, 삼성전자는 가격 부담이 큰 OLED TV 사업을 접고, 퀀텀닷 기술을 택했다.

LG전자는 가격 부담에도 OLED TV가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보다 색 재현력이 우수하고, 완벽한 블랙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OLED 기술을 고집했다.

LG전자는 2016년을 기점으로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기술력이 급성장하면서 생산단가 절감에 성공했다. OLED TV의 가격도 기존 프리미엄 LCD TV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LG전자가 OLED TV로 고가형 TV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자 일본 전자업체 소니도 OLED TV 시장에 진출했다. 소니는 LG디스플레이와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OLED TV 라인업을 확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OLED TV 대항마로 퀀텀닷 TV를 내놨으나 반응이 미미하자 뒤늦게 'QLED TV'로 바꿨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실제 소니, LG전자 등 경쟁사의 TV 사업 이익률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TV 사업을 포함한 삼성의 가전 사업 이익률은 3%대에 불과하다.

올해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마이크로 LED 기술로 만든 146인치 TV ‘더 월'을 내놓으며 점유율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마이크로 LED 생산단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 주요인이다.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상용화한 소니도 시장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니는 마이크로 LED 기반의 작은 패널을 타일처럼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

다만 이 타일 하나에 아직은 4000~5000달러 수준의 가격대가 소요된다는 점이 문제다. 수십 개를 이어 붙여서 대형 TV를 만들어도 수천만원대의 생산단가를 감수해야 한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기술이 생산단가 측면에서 획기적인 돌파구 없이는 구현이 힘들다는 것이 장비업계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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