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공연·할인행사 등 고객 유입에 매출 늘어…‘김영란법’ 개정 효과까지

모델들이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2018년 설 선물세트를 소개하는 모습.(사진=롯데쇼핑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올해 설 연휴기간 국내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보다 백화점을 찾으면서 백화점이 활기를 띤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동안 대형마트보다는 공연과 식사, 쇼핑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백화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됐다.

더욱이 올해 설을 앞두고 진행한 설 선물세트 판매도 대형마트보다 백화점으로 고객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개정됨에 따라 선물세트 비용 상한선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조정됐고 대형마트보다 ‘고급’ 이미지가 강한 백화점쪽으로 소비자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2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기간이었던 이달 15일부터 18일까지 매출(휴점 포함)은 지난해 설이었던 1월 27일부터 30일 기간보다 11.1% 늘었다. 4일의 휴일 기간 중 휴점일은 각각 2일씩으로 실제 영업일은 올해 2월 17일~18일, 지난해 1월 29일~30일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보다 설 연휴 매출이 16.7%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은 9.2% 늘었다. 이들도 설 당일과 직전일 이틀간 휴점했다.

각 업체들은 연휴를 앞두고 대규모 할인행사와 공연 등을 기획해 고객 유입과 함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간절기 의류 할인 행사와 봄 데이트 패션 제안전을 진행하는 동시에 각 점포별로 ‘시네마데이 행사’ ‘전통 피리 만들기’ ‘제기 만들기’ ‘전통 노리개 만들기’ ‘회전문어 놀이기구 운영’ ‘윷을 던져 개를 잡아라’ 등의 공연 및 고객 참여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공연이나 볼거리보다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 자체에 집중했다. 이 회사는 14일부터 22일까지 소파 특집전을, 19일부터 22일까지는 강남점에서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는 여성 고객 초대전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15개 점포와 5개 아울렛에서 200여종류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연휴기간 중점적으로 운영해 온 아울렛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 행사를 기획했다.

백화점업계에서도 백화점이 단순히 쇼핑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식사와 공연을 즐기고 가벼운 음주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다보니 연휴기간 직접 매장을 찾은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설이 목·금·토·일요일인 만큼 토·일요일이 소비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설 연휴기간 국내 백화점 매출이 호조를 나타낸 가운데 올해부터 농·축·수산물 제품에 한해 선물비용이 10만원까지 상향된 김영란법 개정 영향으로 선물세트 매출까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설 예약판매기간보다 총 50.4% 증가했다. 주요 품목 매출은 축산물 117.3%, 수산물 107.7%, 농산물(청과) 74.6% 순이었다. 본 판매 총 매출도 10.8% 늘었으며 세부적으로는 축산물 4.5%, 수산물 3.1%, 농산물(청과) 15.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도 비슷하다. 이 회사의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21.2% 늘었다. 축산물이 38.1%, 농산물(청과) 35.1%, 건강식품 26.8%를 기록했다. 설 선물세트 본 판매 매출은 지난해 설보다 15.2% 늘었다. 부문별로 매출 신장률은 축산물이 19.1%로 가장 높았다. 청과 18.3%, 건강 17.7%, 수산 15.6%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마트들의 경우 설 선물세트 매출이 늘긴 했지만 백화점과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28일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으로 이달 15일까지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설 매출보다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역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0.2% 소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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