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최근 매물로 내놓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타워 B동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삼성물산이 매물로 내놓은 서울시 서초동 서초타워 B동을 삼성화재가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서초 빌딩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결정에 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인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타운이라는 상징성이 강해 외부에서 인수자가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 내 여러 계열사들이 있지만 현재 입주해 사용중인 삼성화재가 아니면 누가 사려고 들겠나"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6년 11월 입주 당시에도 건물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영과 을지로 본점 사옥 매각 절차를 진행하던 중이라 건물 전체를 임차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후 삼성화재는 부영과 4500억원에 본계약을 체결해 지금은 인수에 대한 걸림돌이 모두 사라졌다. 특히 '셋방살이'라는 위험부담을 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삼성화재는 서초타워에 입주하면서 오는 2021년 9월 11일까지 보증금 253억원, 연간 임차료 304억원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만약 외부 인수자가 건물을 매입하게 되면 강남역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삼성타운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삼성화재는 지금보다 더 많은 임대료를 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차하면 짐을 빼야할 상황이 닥칠수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서초타워가 현재 매각 가치로 평가되는 1조원 수준을 웃돌더라도 을지로 본점 매각 금액과 외부 차입금을 더해 인수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다. 아직 저금리 상황임을 고려하면 차입금 5500억원에 대해 연5.5%의 이자를 내더라도 302억5000만원으로 연간 임대료보다 저렴하다. 

삼성화재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삼성화재가 오는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IFRS17은 보험사가 향후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원가가 아닌 현재 시가로 계산하기 때문에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 경우 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RBC)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자본을 더 채워넣어야 한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경우 보험상품이 대부분 보장성으로 이뤄져있어 IFRS17을 적용하더라도 RBC비율에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2017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원, 우선주 1주당 5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 기준 주당배당금이 전년(6100원)보다 63.9%(3900원)나 늘었다.

내부적으로 자본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삼성물산이 건물 매각을 공개경쟁입찰로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삼성화재도 인수 의사를 드러내놓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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