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승진 코스서 롯데역사 대표로…매출부진에 신세계 강남점 ‘맹추격’ 위기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통대기업인 롯데의 상징인 롯데백화점 소공점 본점이 중국의 사드 타격 등으로 위태로운 모습이다.

지난달 롯데그룹 인사에서 소공점 본점장이 계열사인 롯데역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가운데 경쟁업체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리뉴얼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소공점을 위협하고 있다.

7일 롯데쇼핑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전직 본점장이었던 황 상무는 지난달 인사에서 롯데쇼핑 계열사인 롯데역사 대표이사 자리로 이동했다.

롯데역사는 백화점과 민자역사 운영을 위해 설립된 롯데그룹 계열의 기업이다. 1986년 9월 국내 처음으로 민자역사개발사업을 위해 한국철도공사와 롯데그룹 주체로 설립된 롯데영등포역사(주)를 전신으로 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대구점이 소속돼 있으며 롯데쇼핑과 경영관리계약을 위탁 맺고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말로 점용기간이 만료된 (구)서울역과 영등포역 민자역사의 국가귀속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롯데역사는 2년간의 임시사용허가를 받아 2019년까지 현재와 같은 백화점 등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철도공단은 2년 뒤에는 신규 사업자를 선정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본점장은 상징성이 큰 자리이며 롯데그룹의 전통적인 승진 코스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인사에 따른 계열사 전출은 매출 부진 등에 대한 사실상 한직으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이원준 롯데유통BU 부회장과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등은 모두 롯데백화점 본점장을 역임한 이들로 막중한 임무를 맡은 자리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 본점장이 롯데 내부에서 대표적인 승진 코스로 정해진 것인지는 모르겠다”라며 인사에 대해서는 이렇다 얘기할 수 없어 확인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한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부진한 매출이 그룹내 위기론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롯데 본점은 1980년부터 2016년까지 단일 점포 매출로는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직격탄에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특수가 사라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본점의 매출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재작년 리모델링 이후 20% 이상의 매출 상승세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어 롯데 본점이 1위를 지켜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단일 점포 매출 1위’를 지켜온 롯데 본점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1위를 노리는 신세계 강남점의 추격을 어떻게 막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두 점포의 매출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는 만큼 롯데의 사드 타격에 따른 매출 만회 전략과 ‘1위 지키기’의 방안이 풀어야 할 숙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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