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파이낸셜-두나무-코빗 설립·인수 등으로 시장 진출 가속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일본 암호화폐 거래사업에 뛰어든다. 관련업계에선 라인 자체의 암호화폐도 곧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넥슨 등 국내 IT 대표기업들이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라인은 지난달 10일 일본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했다. 카카오와 넥슨도 지분 확보 등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인수를 추진 중이다.  

국내 IT 강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사실 네이버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네이버가 일본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가상 화폐로 물건을 구매하거나 결제하는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라인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는 지난해 이용자 수 4000만명에 연간 결제액 4500억엔(약 4조42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라인페이의 성공에 이어 일본 내에서 라인파이낸셜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하고 있다. 라인파이낸셜은 현재 일본 금융청에 가상화폐 교환업자 등록을 신청해 심사를 받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뉴스1)

가상화폐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는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월등하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2013년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2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카카오 등 계열사가 지분을 매집해 현재 두나무 지분의 25.8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두나무는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수천억원대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은 5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의 경우 가상화폐 열풍이 불어오기 직전인 지난해 9월,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를 통해 국내 3위 가상 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했다.

코빗은 2016년만 해도 매출이 7억원에 불과했으나, NXC에 팔린 이후 급성장하면서 작년 4개월(9~12월) 동안 수수료 수익만 800억~900억원을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이들 IT 3사가 향후 가상화폐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코빗과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논의 중인 가운데, 양사 협업의 배경에 넥슨이 거론되고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한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둔 업비트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끌어들이면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기업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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