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KT임직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5G 홍보관 개관식에 찬물

31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공식 파트너 KT 홍보관' 개관식에서 참석 주요 인사들이 '5G 준비 완료’를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알리는 '홍보관' 개관식이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KT는 31일 황창규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5G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관' 개관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동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사인 KT가 5G 시범서비스 준비를 완료했다고 선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오전 경찰이 경기도 분당 KT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홍보관' 개관행사에 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황창규 회장의 공식입장을 듣겠다고 일제히 몰려들자, 황 회장은 KT 직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황급히 자리를 떴고, 질의응답 시간엔 압수수색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면서 빛을 바라고 말았다.

KT 전·현직 임직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40분께 KT 경기도 분당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 사무실에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불법 정치자금 기부 혐의와 관련한 회계장부 등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상품권깡' 수법으로 일부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고,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경찰은 황창규 KT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 통신 관련 예상 배정과 입법 등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통신정보통신위원회) 의원들에게 기부금이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기부금과 관련한 자금 흐름을 살펴본 경찰은 이날 압수한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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