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조달 비용 저감·R&D 통제 가능…경쟁사에 대한 기밀보호도

애플이 독자적 기술이 반영된 반도체 칩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애플이 독자적 기술이 반영된 반도체 칩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전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PC, 애플 워치 등을 구동하는 반도체 칩을 설계 중인 애플이 자체 생산을 통해 경쟁사들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텔과 ARM홀딩스 등이 설계한 반도체 칩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애플의 반도체 칩 생산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08년 전문 반도체 회사인 P.A. 세미를 인수한 뒤, 독자적으로 설계한 프로세서인 A4가 장착된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보행 모니터링, 게임용 그래픽, 안면 인식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애플 워치를 구동하고 에어팟을 아이폰에 연동시키는 전용 부품들을 자사 제품들에 장착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애플이 조만간 반도체 시장에서 퀄컴, 인텔보다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애플의 이런 자체 설계 노력은 부품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통제로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대한 기밀보호도 가능해진다.

애플의 이 같은 광폭 행보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자체 설계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대신 생산부문은 대만의 TSMC와 같은 외부 기업에 맡기는 운영 시스템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애플은 반도체 칩 설계 조직에 수백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고,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퀄컴의 주요 인력인 조지 스루지를 고용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반면 국내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애플의 자체 생산 노력이 강화될수록 경쟁 구도가 심화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된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애플 워치에 블루투스 기능을 제공하는 W2칩을, 아이폰 8과 아이폰X에는 신경망 엔진으로 불리는 인공지능 칩과 전용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각각 탑재했다. 올 가을에 출시될 아이패드 새 모델도 애플이 독자 설계한 GPU와 AI칩이 장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