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CEO 배출 및 실적과 성과 중심 100여명 신규 임원 발탁

황각규 롯데 부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롯데그룹이 10일 2018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황각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하며 ‘안정’과 ‘미래’를 주요 골자로 추구했다.

롯데의 이번 인사는 대표이사급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을,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먼저 그룹 내 ‘실세’로 통하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그룹 2인자 자리에 공식적으로 등극했다.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황각규 부회장은 1995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동빈 회장을 보좌하며 신규사업, M&A 등을 수행해 롯데그룹의 비약적인 성장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2001년 롯데제약(IY P&F)을 시작으로 롯데카드(동양카드),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 롯데손해보험(대한화재보험) 인수 등을 황 부회장이 주도한 대표적 M&A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롯데그룹은 이날 황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 인사와 관련해 보다 안정적인 최고경영진을 구축했고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의 사장 승진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진 인사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을 주도하는 등 신 회장의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도 경영투명성을 강화하려는 롯데그룹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1986년 입사, 정책본부 재무팀장,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을 거쳤고, 2014년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맡으며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실무를 진두지휘해왔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그대로 유임됐다. 이 대표는 롯데월드 대표 시절 머리를 염색하지 않는 직원에 폭언을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그의 유임은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동을 최소화해 그룹의 안정을 우선시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2016년 전년 대비 8.96% 오른 17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 3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8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롯데그룹 타 유통사들보다 우수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태기업인 롯데제과의 수장이 교체된 점은 눈에 뛴다.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이 롯데중앙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제과영업본부장이었던 민명기 부사장이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민 신임 대표이사는 롯데제과 인도법인을 이끈 경험이 있다.

황각규 롯데 부회장과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부회장과 이 사장은 모두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인물이다.

롯데지주 홍보실에서는 이종현 상무가 전무로, 이병희 상무보가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롯데지주 홍보실은 경영권 분쟁과 오너일가 경영비리 혐의 위기 속에서 롯데의 언론 홍보와 대외 소통 업무를 총괄해왔다.

한편 롯데는 50대 신임 대표이사를 대거 발탁하고 100여명의 임원을 신규 선임하는 등 미래에도 중점을 뒀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조현철 롯데알미늄 대표이사 내정자는 1988년 롯데알미늄에 입사해 기획실장, 영업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50대 초반인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이 롯데 롭스(LOHB's)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롯데그룹 최초 여성 CEO’가 됐다. 2012년 처음으로 여성 임원 3명을 배출한지 6년 만에 이뤄진 여성 대표이사 선임이다.

앞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신 회장은 개혁을 선포하면서 “2020년까지 반드시 여성 CEO를 배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우영 신임대표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 온라인 부문 업무 등을 수행하며 옴니채널 사업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김현옥 롯데지주 준법경영팀장은 전무로 승진했고 인터넷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전혜진 상무보, 그룹의 인공지능(A.I.) 사업 추진을 맡고 있는 김혜영 상무보도 관련 전문성과 업무추진력을 인정받아 한 단계 승진했다.

김민아 롯데지주 재무3팀장, 여명랑 롯데칠성음료 브랜드 팀장, 이정혜 롯데백화점 디자인관리총괄, 신영주 롯데슈퍼 전략상품부문장,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장, 김지나 롯데카드 브랜드전략팀장은 신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50대 CEO로서 이번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수영 롯데 화학BU(사업부문)장의 경우 비록 일부 유죄가 인정됐지만 실형을 면했고 롯데케미칼이 수년 째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점에서 그의 부회장 승진도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롯데그룹은 총 2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어 170여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중 여성임원은 12명이었으며 이로 인해 롯데그룹 내 여성임원 수는 2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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