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비리 의혹 수사 확대…노조 황창규 회장 퇴진요구 끊이지 않아

서울 세종로 KT 본사 앞을 시민들이 지나는 모습.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황창규 회장이 작년 연말 인사와 경영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사정당국의 수사 압박과 노조의 퇴진 요구로 KT가 새해 들어서도 여전히 어수선하다.

KT는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황창규 회장의 거취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안팎으로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다. 연말 들어서는 검찰과 경찰의 잇따른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지난 달 29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T의 홍보·대관 담당 임원들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현 과학통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첩보를 최근 입수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KT 홍보·대관 담당 임원 일부가 법인카드를 이른바 '카드깡' 방식으로 현금화, 미방위원들에게 기부금으로 전달한 의혹을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도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KT의 후원금 내역 파악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황 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사건에도 이름을 올리며 또 다른 논란을 부추겼다. 경찰이 최근 확보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200여개 가운데 삼성전자 재직당시 개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 회장 명의의 계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팎의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황 회장은 2018년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총괄조직을 없애고 CEO 직할체제로 바꾸고 측근들을 앉히면서 조직 내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정농단 연루와 관련해 안팎으로 퇴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KT 내부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퇴진 요구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KT 새노조는 1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 연말부터 KT에 관한 불미스러운 뉴스가 쏟아지면서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불거졌던 KT의 CEO리스크가 재현되고 있다"면서 "연말에 단행된 인사는 적폐청산은 커녕, 온갖 적폐 관련 인사들이 건재함이 도드라졌다"며 황 회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기존 노조에서도 지난 11월 본사지방본부위원장에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해온 정연용 후보가 당선되면서 퇴진 압박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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