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부회장 승진 유력시…대표이사급 교체 인사 폭은 적을 전망

롯데그룹이 내달 초중순에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올해 여러 가지 풍파를 겪은 롯데그룹이 내달 초중순에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유력한 가운데 조직 안정을 고려해 중폭 이하선에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통 사업부문(BU)에 속해 있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의 홍보조직을 일원화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한다.

앞서 롯데그룹은 27일 “2018년 정기 임원인사는 내년 1월 초중순에 각 회사별 이사회를 거쳐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발표 시점은 1월 둘째 주인 8~12일 사이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롯데그룹의 인사에서는 황각규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확실시된다고 점쳐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황 사장은 지난 22일 1심 선고공판에서 승진 걸림돌 이었던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배임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황 사장은 지난 2월 실시된 201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핵심 요직인 경영혁신실 실장을 맡았지만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 고려돼 승진에서 제외된 바 있다. 황 사장은 신동빈 회장과 함께 올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등 롯데그룹 내 ‘실세’로 불린다.

화학BU장을 맡고 있는 허수영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실적만으로는 부회장 승진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허 사장은 지난 달 1심 선고공판에서 세무법인 대표에게 금품 로비를 벌이고 하청업체 대표로부터 해외 여행경비를 지원받은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비록 집행유예라고 하더라도 유죄를 받은 부분이 인사평가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알려진 사건인 만큼 승진 시킬 경우 비난 여론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롯데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급 교체 인사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는 이미 지난 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91개 계열사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으로 묶는 BU체제를 출범 시키면서 주요 계열사 10여 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한 바 있다.

아울러 롯데는 내달 유통 BU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의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4개 사업부문의 홍보실을 통합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한다. BU체제 출범 이후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롯데는 홍보 외에도 구매, 디자인, 신규사업, 시설 등의 인력과 업무를 한 조직으로 합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앞서 만들어진 BU 간 역할이 다소 중첩되는 부문이 풀어야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신 회장이 정책본부를 통해 직접적으로 계열사 사장이나 임원들로부터 보고를 받는 체제여서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책임이 신 회장에게 귀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BU체제는 각 BU장들이 1차적으로 각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BU장이 다시 신 회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신 회장에게 돌아가는 경영판단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계열사 입장에서 보면 이전에는 정책본부 한 곳의 지휘를 받으면 됐지만 현재는 BU와 롯데지주의 2곳으로부터 업무 관련 지침을 하달 받아야 하기에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롯데그룹 측은 BU는 업종 카테고리별로 실제적인 업무통합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작업을 담당하고 롯데지주는 신규 사업 발굴과 인수합병 등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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