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현대重 내년 까지 실적 부진 전망…수주 가뭄·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 지속

국내 조선 업계 빅3가 수주 가뭄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3년째 부실털어내기를 이어가고 있다.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대우조선해양을 시작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부실 털어내기가 3년째 지속되고 있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수주 가뭄 등 대내외 악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들 업체의 실적은 내년 까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700억원과 4086억원이다. 계산해 보면 두 회사는 4분기 각각 5600억원과 36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한 셈이다. 수주절벽으로 일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율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맞물린 탓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6일 내년 역시 매출이익은 소폭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판매관리비 등으로 인해 연간 약 2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4분기 약 5600억원의 영업손실을 포함해 올해와 내년 모두 7300억원의 적자가 추정된다는 것이 삼성중공업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자금조달 여건 경색 등 각종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또다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도 26일 잠정 실적을 공시하면서 내년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매출액은 올해보다 10% 줄어든 13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운영자금 마련,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내년 3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의 경우 2015년 회계부정이 드러난 이후 지난해 말 회계상 부실을 모두 반영해 3조원대 부실을 밝혔고, 이를 바탕으로 올 초 2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조선업체 들의 선제적 부실 털기와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 전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업은 수주하고 1~2년이 뒤에야 야드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수주와 돈을 받을 때의 시차가 있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지난해 수주량은 역대 최저 수준인 80척에 그쳤다. 511척을 기록했던 2013년보다 수주량이 85%나 줄었다. 선박 가격도 2013~14년과 비교해 10%가량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조선사의 자금 압박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구리 선물 가격은 2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t당 7210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도 최근 1주일새 10% 이상 급등했다. 철강사들의 선박용 후판·강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조선소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안 역시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수당의 기본급 전환 등 임금조정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