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취약한 마감재·미로처럼 복잡한 대피로 등 복합적 원인 주효

22일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3분쯤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겉잡을 수 없는 화마로 29명의 사망자를 낳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취약한 건물구조에 따른 진압에 어려움을 겪어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3분쯤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 중이나, 최초 불이 시작된 지점은 1층 주차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마는 1층에 주차된 차량 15대를 태우고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7분 만인 오후 4시 현장에 도착해 진화·구조작업에 나섰지만, 구조대원이 건물 내부에 진입하기까지는 약 30~40분의 시간이 더 걸렸다.

소방 당국은 "굴절사다리차가 인명구조에 필요한 지점까지 미치지 못해 주민과 합세해서 건물 앞에 주차된 차량을 밀어낸 다음 사다리차를 전개하고 나중에 견인차가 차량을 이동시켰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건물 주변에 대형 LP가스용기가 있어 폭발 위험 때문에 화재 진압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22일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3분쯤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뉴스1)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1층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필로티 구조다. 이는 벽면 없이 기둥만으로 상층부를 지탱하는 저층 개방형 건축물로, 원활한 통풍 탓에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이 상층부 외벽으로 옮겨 붙기 쉽다.

불이 번진 외벽도 마찬가지로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마감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드라이비트는 가연성이 높고 연소 때 많은 유독가스를 발생시켜 대형 인명피해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1층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15대가 전소되는 과정에서 짙은 연기가 발생했고, 2층에서 탈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막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건물 맨 위층까지 이어지는 화물용승강기가 연기·열기를 순식간에 7층까지 퍼트리는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로처럼 복잡한 내부 구조도 대피에 어려움을 겪게했다.

또 화물용승강기 인근에 인테리어 작업에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가연성목재가 있어 건물 내부가 거의 전소된 상황으로 추정된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소방당국은 22일 유관기관과 합동감식을 벌여 정확한 발화지점·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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