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0~35도 환경에서만 아이폰 사용하라"…FM 라디오 기능 요구도 거절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아이폰의 전원 꺼짐 현상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겨울만 다가오면 아이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전원 꺼짐' 현상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아이폰의 전원 꺼짐 현상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전원 꺼짐 현상때문에 아이폰 사용자가 영하의 추운 날씨에 재난 상황에 빠질 경우 긴급 통신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이폰6S 사용자인 김 모씨는 최근 야외에서 아이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다 스마트폰 전원이 꺼지는 바람에 사진은 물론, 통화 기능도 사용할 수 없었다. 실내에 들어오고 난 후에도 한동안 전원은 켜졌다 꺼짐 현상을 반복했으며, 약 10~15분 뒤에야 배터리 용량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아이폰의 전원 꺼짐 현상은 애플의 아이폰 배터리 보호 정책 때문이다. 아이폰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내장돼 있는데, 이는 액체 전해질의 화학반응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기기를 작동시킨다.

리튠이온 배터리의 단점은 바로 기온에 약하다는 점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경우 액체 전해질이 얼면서 일시적으로 전기가 흐르지 않고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줄거나 오작동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다수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이 가은 전원 꺼짐 현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애플은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의 수명 연장을 위해 배터리 보호 기술을 적용,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 아이폰 전원이 저절로 꺼지도록 설계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아이폰6S의 전원꺼짐 현상으로 사용자의 불만이 폭주하자,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용자들은 0~35도 환경에서만 아이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애플이 배터리 보호 정책에 따른 전원 꺼짐 현상에 대한 해명을 내놨음에도 아이폰 사용자들은 쉽게 동조하지 않는 모습이다.

애플의 배터리 보호 정책도 중요하지만, 영하 날씨에 아이폰 사용자가 재난 상황에 빠질 경우 전원이 꺼지면 긴급 통신 역시 불가능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애플은 스마트폰에 FM 라디오 기능을 탑재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도 거절했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경주와 포항에서 잇달아 지진이 발생한 후, 사용자들이 재난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아이폰에도 FM 라디오 기능을 넣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애플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약 재난 발생으로 통신망이 두절될 경우, FM 라디오를 통한 재난 정보 접근 역시 불가능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폰 사용자들이 떠안아야 한다.

당시 애플은 사용자 보호 정책에 소홀하다는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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