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스트 업체들 인수 희망가 2조원 하회…졸속매각 우려 높아져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시공평가 3위인 대우건설의 매가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들의 실사가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헐값 매각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숏리스트 대상 경영진 면접(PT)과 실무진 질의응답 자리를 이번 주 부터 순차적으로 갖는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호반건설,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S), 사모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을 상대로 하루씩 진행된다. 4주간의 실사도 내주 후반 종료되고 2주 후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당사자인 산업은행은 매각을 추진한다면서도 1조원대는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들의 인수 희망가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 50.75%와 경영권의 가치를 2조원 안팎으로 정했다. 산은은 2010년 대우건설의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37.16%인 2조1785억원을 사들였고, 이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인수 후보들 중 매각 당사자인 산은이 원하는 가격을 예비입찰에 써낸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1조4000억원을 밑도는 가격을 써냈고, 나머지 업체들도 2조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의 주가하락은 매각 난항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9월20일이나 매각공고를 한 10월13일만 해도 대우건설 주가는 7000원을 넘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을면서 5000원대 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은 매각을 그대로 추진할지 아니면 철회했다가 재매각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지분 분할 매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총 50.75% 지분 중 경영권 지분(33.34%)을 먼저 매각하고 나머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다만 건설사업의 특성상 분할매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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