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위기 국면에 삼성·현대차·SK·LG, 재무라인 임원들 약진 눈길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정도현 LG전자 대표이사 CFO 사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재계 상위 그룹에서 재무통으로 꼽히는 CFO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인사에서도 그룹의 재무담당자들의 주요 요직에 복귀하면서 그룹내 재무 담당자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그룹의 인사가 시작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재무통으로 꼽히는 인사들의 약진이다.

이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내정된 이상훈 사장은 ‘살림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삼성 경영 전반을 꿰차고 있는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한 정현호 사장도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또한 삼성SDS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진 박학규 전 부사장도 그룹 내 쏜꼽히는 재무전문가다.

이 사장은 구조본 재무팀,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에서 전자 관련 계열사 운영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재무를 총괄했다. 이 사장은 이학수 전 부회장, 김인주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최광해 전 전략기획실 부사장 등이 퇴진한 이후 삼성 재무라인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정 사장은 과거 비서실 재무팀, 삼성전자 국제회계그룹장 등을 거쳤고, 박 부사장은 2014년부터 경영지원팀장을 맡아 그룹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이후 위기 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관리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재무 라인 인사들의 임용에 눈에 띄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무통 임원들의 약진은 삼성뿐 아니라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다른 4대 그룹들도 마찬가지다.

SK그룹은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재무전문가들이 전진 배치했다.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에 오른 조대식 의장(전략위원회 위원장 겸직)은 2007년 최 회장이 직접 영입한 '재무통'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장인 유정준 SK E&S 대표이사도 2003년 SK그룹이 헤지펀드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SK㈜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지주사인 SK㈜를 이끄는 장동현 사장도 SK텔레콤에서 CFO를 거친 재무통이자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인사에서도 재무라인이 약진했다. 지난해 새로 선임된 5명의 사내이사인 이원희 현대차 사장과 한용빈 현대모비스 재경사업본부장(전무), 김순복 현대글로비스 기획재경본부장(전무), 유종현 현대로템 재경본부장(상무), 김택규 HMC투자증권 재경실장(상무) 등은 모두 재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원희 사장은 재정팀장, 국제금융팀장, 현대차 미국 법인 재경 담당 임원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LG그룹도 정도현 LG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가 2014년부터 3년간 각자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 전면에서 활약했고, CFO 출신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2015년부터 LG CNS를 이끌고 있는 김영섭 LG CNS 사장 등도 대표적인 재무통에 꼽힌다. 같은해 사장으로 승진한 정호영 LG화학 CFO 역시 재무통을 중용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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