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0위 중 한전 제외하고 유일…'주주 친화 경영' 강화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이 5대 주요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전자투표제를 전격 도입함에 따라 다른 SK 계열사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이사회를 열고 전자투표제 도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2018년에 개최하는 제 11차 정기 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제를 시행한다.

전자투표제는 회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서도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소수 주주도 주총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정부는 물론 시장에서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SK이노베이션이 SK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만큼 전자투표제 도입도 그룹 차원의 결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주요계열사들은 올해 초 주총에서 '이해관계자의 행복 추구'를 정관에 반영했다. 전자투표제 도입 역시 주주의 권리 향상을 통해 이들의 행복에 기여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투표제도가 의무화되면 소액주주도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고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주총이 일정한 시기에 몰리기 때문에 여러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에게는 유용한 제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전자투표제도가 번거롭고 주주들의 의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악의적인 루머에 의사결정이 좌우될 수 있고 의결권 행사 후에는 철회나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맹점이다. 특히 서면투표제와 의결권대리행사 등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는 상황에서 전자투표제까지 의무화하는 것은 기업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자투표제의 도입을 통해 모든 주주는 실질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보다 높은 편의성을 보장 받게 될 것"이라며 "주주의 권익 강화를 통한 실질적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전자투표제의 선제적인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간 배당을 도입키로 하는 등 '주주 친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전자투표제 도입 외에도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의사 결정에 독립성과 투명성을 유지하고자 전체 이사의 60%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균형 잡힌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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