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도로 따라 점포 늘어선 ‘스트리트형’ 상가 많아…상권과 입지 함께 봐야

 

#경기도 분당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생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경한 씨(42) 가게는 전형적인 테라스형 상가다. 2년 전 기존 상가(실면적 80㎡)를 6억 원대에 매입한 뒤 테라스형 상가로 오픈했다. 개업하자 마땅한 휴게 공간이 없었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겨울 비수기에도 월 2500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런던올림픽이 열린 작년 여름에는 매출이 2배나 올랐다. 반응이 좋으니 인근 상가들에서도 테라스형 점포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 분양을 100% 달성한 위례 1차 아이파크의 단지내 상가인 ‘위례 1차 아이파크 애비뉴’도 지하 1층∼지상 2층에 153개 점포가 들어서는데 이 중 지상 1, 2층이 300m 길이로 늘어선 테라스 상가로 설계된다. 위례신도시 중심상업지역인 ‘트랜짓몰’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으로 신도시를 관통하는 트램(노면전차)이 가까워 접근성도 좋다.

상가시장에서 ‘테라스형’ 상가가 상한가다. 테라스 상가는 대단지 아파트․오피스텔․주상복합․지식산업센터의 보행도로를 따라 점포가 늘어선 ‘스트리트형’ 상가와 접목해 주로 설계된다.

실내공간이 외부로 이어져 동선이 편리하고 서비스 면적이 넉넉한 데다 탁 트인 느낌이 나는 게 장점으로 외부 수요를 끌어들이기도 유리하다. 특히 이국적인 분위기로 설계돼 입소문을 타는 곳이 많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카페거리, 고양시 일산동구의 스트리트형 쇼핑몰 라페스타 등이 있는데 주변 상가보다 월임대료가 30~50% 이상 높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테라스 상가는 또 실내 공간을 옥외로 연장해 점포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야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설계된다. 이는 통상적으로 추가 매출로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타인에게 제약받기를 싫어하는 현대인의 욕구를 만족하게 하면서 테라스 바깥에 있는 차별성을 심어 준다는 점에서 테라스 상가의 인기는 지속 될 전망이다. 실내보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맘껏 떠들 수 있는 것도 테라스의 장점이다. 또한 최근 국회에서 ‘길거리 금연’ 의무화 추진 등 금연 열풍으로 어딜 가나 찬밥 신세인 애연가에게도 테라스는 숨통을 틔워 주는 소중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처럼 테라스 상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지만 아무 곳에서나 차릴 수는 없는 법이다. 상권과 입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특화된 거리가 아니라면 사거리 코너 등에 테라스형 상가를 차리는 게 좋다. 사거리 코너 상점은 불경기 영향을 덜 받고 접근성이 뛰어나며 시세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분양가가 다소 높더라도 사거리 코너는 입지가 좋아 임대료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투자시 주의점도 있다. 테라스상가는 희소성으로 분양가가 일반 상가보다 높은 편이다. 따라서 테라스 상가는 업체에서 테라스 제공 시 분양가에 이미 포함이 됐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계약 당시에는 테라스면적이 분양가에 포함됐다고 했다가 계약 후 추가비용을 요구해 법적 분쟁으로 가는 경우도 간혹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차공간이나 전면공지를 불법적으로 테라스공간으로 꾸미는 경우가 있어 확인해야 한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최근 주거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상가시장의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며 “하지만 상가투자는 적지 않은 투자금이 요구되고 같은 상권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인 만큼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투자전에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분양중인 대표적인 테라스 상가로는 경기 분당 정자동 ‘정자동 3차 푸르지오시티’, 서울 송파 위례신도시 ‘위례2차 아이파크 애비뉴’, 서울 은평 진관동 ‘아이파크 포레스트가든’, 경기 광교신도시 ‘광교에듀하임’, 부산 동래 사직동 ‘자이언츠 파크’ 등이 있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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