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자리 모두 공석 초유의 사태…사장단 인사 앞당겨 질 듯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경영공백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으로 리더십 부재라는 커다란 문제에 직면했다.

13일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직후 권 부회장 사퇴 발표를 내놓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최근 이 부회장 구속수감에 따른 경영 공백에 이어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로 '부회장'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권 부회장이 자진 사퇴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리더십 공백 악화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날 권 부회장은 "저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용퇴 이유를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또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권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삼성전자가 11월 내 조기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DS부문 반도체사업총괄 사장을 맡고 있는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이 DS부문장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연말까지는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CE·소비자가전)-신종균 대표이사 사장(IM·IT모바일)-김기남 사장(DS)의 삼각편대로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한다. 공석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새로운 인물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권오현 부회장은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권 부회장은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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