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경쟁에 따른 ‘인력 빼가기’ 등 안전 위험 가능성↑…면허발급 신중해야

신규 저비용항공사 에어로케이(Aero K)와 플라이양양의 항공운송면허 취득 여부가 이르면 9월 중순 결정된다. / 에어로케이가 들여올 예정인 A320 항공기. (사진=에어버스)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당국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면허 결정을 앞둔 가운데, 업계에선 시장 포화현상에 따른 경쟁 심화로 안전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순께 신생 LCC인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에 대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은 각각 청주·양양에 기반을 둔 신생 업체로 지난 6월 사업 면허를 신청하고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에어대구(대구) ▲남부에어(밀양) ▲프라임항공(울산) 등 총 6곳의 항공사들이 내년 취항을 목표로 항공기 구매·면허 취득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LCC 업체가 6곳이나 되지만, 신규 항공사들이 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최대 12개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LCC의 경우 미국 6개, 중국 8개, 일본 6개 등 10개 내외로 자리잡고 있다. 이 와중에 국내 LCC 업체가 1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경우 시장 포화현상을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물론 항공사 간 경쟁으로 운임비가 보다 저렴해지고. 서비스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LCC 증가로 비좁은 공항이 더 혼잡해지고 인력 빼가기 경쟁 등으로 안전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점도 사실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규 허가를 기다리는 LCC 항공사가 점차 늘어나면서 부작용 위험성도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LCC는 2013년 이후 흑자 전환하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매년 늘어난 만큼 저렴한 운송수단을 선호하다보니 LCC의 실적도 급속 성장하게 된 셈이다.

실제 제주항공 진에어 등 6대 LCC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0%로, 대형사(4.9%)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플라이양양 공식홈페이지 캡처)

다만 이 같은 성장으로 국내 저가 수요가 포화 상태에 임박한 것도 사실이다. 올해 2분기 기준 LCC 여객 점유율은 35.5%로 대형사(43.4%) 수준으로 올라갔다. 특히 국내선은 55.5%로 이미 대형사(44.5%)를 추월했다.

이처럼 6개 LCC가 한정된 시장을 놓고 110여 개 노선을 운영하며 과다 경쟁에 돌입하다보니 일각에선 안전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체들 간 인력 빼가기로 인력 공백 등 항공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신규 LCC 업체들은 추가 경쟁을 통해 운임·서비스 개선은 물론 LCC 영토를 동북아시아까지 넓힐 수 있다고 반박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연간 동북아 항공 여객 수는 5억5000만명으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9%씩 성장하고 있다. 여행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있다.

정부가 안전은 철저히 챙기되 LCC 진출입 문턱은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이 생명을 담보로 하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정부가 2~3년에 한 번씩 선정하거나 지역별로 구분해 선정하는 등 면허 발급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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