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여파로 판매량 급감…中 합작사와 부품공급 마찰까지

지난 7월 중국 베이징현대 충칭공장에서 열린 '충칭공장 생산기념식'에서 충칭시 장궈칭 시장이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충칭공장에서 시범생산한 현지전략 소형차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로 인한 중국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지 4개 공장의 가동 중단과 일부 현지 언론에서 철수설까지 흘러나오며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현대차 중국 현지 공장들은 지난달과 이달 초 까지 현지 부품업체가 납품대급 미지급을 이유로 부품공급을 중단하며 가동이 일시 중단 됐다.

현대차는 중국의 사드보복 탓에 판매가 감소한 상황에서 높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터라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판매 감소에 이어 중국 사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현지 매체가 현대차의 철수설까지 언급하며 현대차의 중국 위기론을 부채질 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 자동차가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와의 합자관계를 끝내는 것을 고려 중이다"라며 "베이징자동차가 부품 공급과 관련한 현대차의 탐욕과 오만에 지쳤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자동차회사들은 중국법에 따라 모두 현지 자동차와 합자형태로 생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합자를 끝낸다는 것은 결국 철수를 의미한다.

이 매체는 이 같은 얘기가 나온 배경에 대해 베이징자동차가 비용 절감을 위해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한국업체가 아닌 중국업체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불거졌다고 전했다.

북경현대 제3공장 현장. (사진=현대자동차)

최근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해외 판매가 급감했다.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판매는 약 43만대로 전년 대비 절반에 가까운 47%나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이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최대 시장으로 꼽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감소세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위기는 올해 사드 배치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해 1월만 해도 중국에서 모두 11만대 이상의 차를 현대‧기아차는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 3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하더니 4월 들어서는 월 5만대 수준으로 판매가 급감했다.

현대차의 중국 내 상반기 판매대수는 30만대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감한 상황이고 판매 순위 역시 지난해까지 5위에서 현재 15위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중국 판매 회복을 위해 지난 6월 사이먼 로스비 폭스바겐 중국 디자인총괄을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하고,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바이두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달 150여 안팎의 대규모 '중국시장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까지 가동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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