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12개 증설…삼성-LG, 대형 LCD 이어 OLED까지 주도권 넘겨줄 판

중국 BOE가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학회 ‘SID 2017’에 선보인 4.35인치 플렉서블 AMOLED 밴드 디스플레이. (사진=BOE 홈페이지)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LCD 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OLED 공장까지 추가 증설하면서 IT업계에서 디스플레이 부문을 독주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 CSOT 등 현지 4개 기업이 오는 2020년까지 총 6개의 10.5세대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설립에 돌입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12개도 추가 증설될 예정이다.

내년 중국 BOE의 안후이성 B9 공장을 시작으로 10.5세대급 LCD 공장 가동이 시작된다. 월 평균 12만장에서 15만장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 BOE는 또 최근 후베이성에 위치한 B13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CSOT 역시 내년 5월부터 광둥성에 위치한 T6 공장에 10.5세대 장비 반입을 시작한다. CSOT는 추가로 광둥성에 T7 신공장 건립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외에 HKC도 쓰촨성에 10.5세대 공장을 설립한다. 회사는 훙하이그룹의 폭스콘 역시 일본 샤프와 기술 제휴를 맺고 오는 2018년부터 광둥성에 있는 10.5세대 공장에 장비를 반입한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은 LCD뿐만 아니라 사실상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OLED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며, 발빠른 투자와 더불어 신공장 설립을 앞두고 있다.

중국 BOE LCD 생산라인 B10. (사진=BOE 제공)

○ 제조원가 차이로 경쟁력 악화…2020년 이후부터 中 LCD·OLED 공급과잉 심화 

BOE는 쓰촨성, 복건성을 중심으로 총 5개의 6세대급 OLED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CSOT, GVO, 티안마, 트룰리 등 7개의 디스플레이 기업이 각각 OLED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와 공장 설립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현재 점유율 유지를 위한 견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현지 기업의 10.5세대 LCD 공장이 가동될 경우 국내 업체는 제조 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생산라인에서는 원장(마더글라스) 한 장에 65인치 TV용 패널 3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설립중인 10~11세대 생산라인은 동일한 원장 한 장에 65인치 TV용 패널 6~7장을 생산할 수 있다. 결국 생산성 격차가 2~3배 수준으로 벌어지는 셈이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일찌감치 대형 LCD 분야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내줬다. 머지않아 중국 기업에 OLED 점유율을 뺏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 역시 90%가 넘지만 이 같은 점유율을 지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2020년 이후부터 LCD에 이어 OLED 분야에서도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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