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에 반대 촉구 탄원서 제출…롯데 “지주사 전환은 국민과의 약속”

롯데 소액주주들이 롯데그룹의 주요 4개 계열사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롯데그룹의 주요 4개 계열사 분할합병이 롯데소액주주들의 반대라는 암초를 만났다.

14일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대표 이성호)은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앞으로 롯데 4개사(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분할합병 반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이성호 대표는 “현재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4개사 분할합병안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롯데쇼핑의 심각한 사업위험을 나머지 3개사 주주들에게 떠넘기려는 얄팍한 경영진의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4개 계열사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회사의 신설은 특정 주주의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라며 “소액주주들의 희생과 손해를 강요하는 부당한 경영행위”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롯데쇼핑 6.07%, 롯데제과 4.03%, 롯데칠성음료 10.54%, 롯데푸드 12.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그룹은 29일 4개사 주주총회를 거쳐 통합 법인인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이번 분할합병안의 문제점으로 ▲롯데쇼핑 합병비율 산정 ▲신동빈 회장의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연루 ▲합병비율 산정가 및 매수청구가의 괴리 ▲롯데그룹의 조직적 소액주주 탄압 등을 꼽았다.

이들은 합병비율의 산정에는 롯데쇼핑이 지금까지 공시한 중국 사업 영업적자 약 3조원 이외에 올해의 막대한 손실과 잠재적 부실인 중국 선양 등 부동산 프로젝트, 사드 보복에 따른 유통사업부문의 미래사업위험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동빈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지배구조 개선과 상법개정에 대비한 헤지수단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악용하고 있다며 신 회장은 향후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일본경영권을 상실하기에 한국경영권이라도 방어하고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확대를 통해 유리한 위치에 서려고 지주사 전환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롯데소액주주모임의 이런 주장은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이 해왔던 주장과 거의 같은 것이어서 최근 신 전 부회장과 그의 자문역인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을 모임의 특별고문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울러 이달 초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소액주주의 입장을 표명하는 광고를 모 일간지에 실으려 했으나 롯데 측이 해당 신문사에 압력을 가해 광고가 나가지 못하게 했다며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 측은 롯데제과 등 4개사가 관련 법규에 따라 적법하게 추진하는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은 국민과의 약속 이행이며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각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를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투자와 사업의 분리를 통한 경영효율성이 높아져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