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는 변태를 낳고 변태는 창조를 낳는다"…문학도 표현의 자유 필요

▲ 대학교수이자 소설가 그리고 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화가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광수 교수를 14일 그의 자택에서 다시 만났다. 마 교수는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피해가 컸다고 얘기했다. (사진=장해순 기자)

“한때 떠들썩했던 ‘즐거운 사라’ 소설 이후 마광수하면 선입견을 가져요. 그렇게 잘못된 인식으로 많은 피해를 봤는데 너무 억울해요. 졸지에 ‘변태’라는 꼬리표가 붙어버렸어요.”

대학교수이자 소설가 그리고 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화가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광수 교수는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피해가 컸다고 얘기했다.

지난 14일 자택에서 다시 만난 그는 우리의 성문화 정책이 잘못 흘러가고 있으며 그로 인한 피해가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일례로 ‘즐거운 사라’ 소설의 경우 일본어로 번역되기도 했는데 일본에서는 큰 인기를 끌 정도였다고 한다.

“일본과 비교해서 말하는걸 싫어할지 모르지만 국내와는 정반대되는 반응이었어요. 국내와 서양과의 인식차이가 너무 큰 거죠. 오히려 서양의 다른 나라들이 더 개방적이지만 성범죄율은 우리보다 현저히 낮죠. 우리는 엄청난 제재를 하지만 성범죄나 이와 관련된 사건은 점점 늘어나는 걸 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이런 성 표현의 자유를 30여 년간 외쳤는데 아무도 함께 하지 않더군요.”

그는 분명히 지식인들이 이점을 알면서도 나서지 않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했다. 젊은 세대들은 점점 개방적으로 변하는데 문화정책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항상 얘기했는데 문화의 하수도를 열어야 해요. 지금 하수도가 막혀있는데 이게 터지면 오히려 더 큰 피해가 나타날 수 있죠. ‘즐거운 사라’ 이후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리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 보수적이 됐어요. ‘도덕 독재’ ‘문화 독재’라고 저는 얘기해요.”

그의 말을 들으면 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 대학교수이자 소설가 그리고 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화가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광수 교수. (사진=장해순 기자)

올해도 책을 5권이나 냈는데 인기가 없다고 한다. 경기가 좋지 않아 책이 안 팔리는 이유도 있지만 마광수라는 선입견이 크다는 얘기다. 책이 안 팔리는 시기라도 잘 파는 사람들이 있는데 유명한 소설가 중 한명인 공지영 씨도 그의 강의를 들은 제자이기도 하다며 책을 잘 팔아 부럽기도 하다고 웃어보였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 문학은 고상해야 한다거나 교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은 문학가들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에서 표현의 자유는 당분간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그는 알고 보면 소설보다 에세이를 많이 썼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에세이를 통해 설득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요즘 그의 근황은 대학에서 강의하며 책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전부다. 최근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한다. 특히 몇 년 전에는 위가 좋지 않아 쓰러지기도 했다.

“작년에는 중풍이 와서 팔을 움직일 수 없어 글도 못쓰고 겁이 났어요. 정말 아프지 않고 편히 죽는게 복이구나 생각하기도 했죠. 작품이라도 많이 남기고 싶어요.”

그는 대학에서 2과목만을 강의하는데 ‘연극의 이해’와 ‘문학과 성’이다. ‘문학과 성’이라는 과목은 자신의 책 제목과도 같은데 대학 측에 부탁을 해서 새롭게 개설한 과목이라고 한다. 이 과목은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강의기도 하다.

“권태는 변태를 낳고 변태는 창조를 낳는다.” 그가 첫 강의 때 한 말이라고 한다. 변태라는 말이 사실 나쁜 말이 아닌데 우리는 안 좋은 이미지로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젠 글보다 그림으로 해보려고 한다는 그는 새로운 소설도 구상 중이지만 그림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너무 시대를 앞서갔기 때문일까. 아직도 제2의 마광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에서 오히려 앞서가는 사람이 피해를 보는 시대가 아닌가 라고 대답했다.

아마도 지금 이대로라면 당분간 제2의 마광수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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