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 "이용객 증가-유류비 감소 등 영업익 최대 26배 증가…요금인상 납득 안돼"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가 낮은 요금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대형항공사와 큰 차이가 없거나 유료서비스 가격을 포함하면 오히려 더 비싼 경우도 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낮은 비용 및 낮은 가격으로 대형항공사와 차별성을 두고 성장한 저비용 항공사의 항공운임이 현재 대형항공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강정화)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에서 7개 항공사의 김포-제주 구간의 성수기 항공권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각각 11만3200원, 11만9200원으로 나타났으며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는 최소 10만1200원~최대 10만4100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형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 제한이 20kg까지 제공되며 사전좌석지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무료 위탁수하물 제한이 15kg에 불과하고 사전좌석지정 서비스 또한 유료로 제공하고 있어 각 서비스 당 7000원~1만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만약 저비용항공사의 앞좌석 또는 비상구좌석으로 사전좌석지정 서비스를 이용하고 총 수하물의 무게가 20kg이라고 가정할 경우 1만7000원~2만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해 최종 요금은 최소 11만1200원~최대 12만3900원으로 높아져 대형항공사보다 최소 1.4%~최대 9.5% 비싼 항공권을 구매하게 된다는게 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또한 7개 항공사의 2012년 대비 2016년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최소 76.9%~최대 2623.4%로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97.3% 76.9% 증가했고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이 각각 2623.4%, 260.8%, 817.9%로 증가해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소비자단체협의회 제공.

영업이익 증가의 큰 원인은 이용객 증가와 유류비 감소에 의한 것으로 풀이됐다. 2012년 대비 2016년의 인천공항을 제외한 각 공항의 이용객이 약 2280만 명 증가했는데 이중 대형항공사 이용객은 각각 3.5%, 17.7% 증가한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약 70%~172% 늘어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2012년~2014년 배럴당 약 $120 수준이던 항공유 가격이 2015년 이후 약 $60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매출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올해 초 진에어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항공운임료를 인상했는데 업계는 항공권 가격이 2012년 이후 동결됐고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인상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저비용항공사는 국내관광 활성화와 저렴한 비용으로 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았다”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항공사에 근접한 가격으로 인상하고 원래 낮은 가격을 보상하기 위해 유료화한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 있어 대형항공사와의 가격 차별성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저비용항공사가 낮은 가격에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가격비교를 꼼꼼히 해야 한다”며 “물가상승을 빌미로 한 저비용항공사의 가격인상을 규탄하면서 저비용항공사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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