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판매 줄어 현대모비스·현대제철 실적 영향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 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시장의 매출 감소로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급감은 물론 주력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도 간접적 피해를 입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6.4% 줄어든 2조5952억원에 머물렀다. 기아차는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44% 떨어진 7868억원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시장의 부진 때문이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2분기 판매량은 64%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약 30%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약 179만대를 판매했다. 중국 시장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약 788만대)의 약 23%를 차지할 만큼 컸다. 하지만 올 초 사드 배치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4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부진은 주력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매출액 17조 501억원, 영업이익 1조1611억원, 당기순이익 1조24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8.6% 하락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22.8%, 24.3% 각각 줄어든 수치다.

특히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이 4923억9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7.3% 감소했고, 매출액은 8조2823억5500만 원으로 16.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821억8600만 원으로 43.2% 하락했다.

현대자동차 2공장 생산라인. (사진=뉴스1)

현대모비스는 2분기 실적 하락 배경에 대해 중국 내 완성차 물량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및 위안화 약세 등 환율효과로 주력 사업분야인 모듈·핵심부품 제조사업이 영향을 받아 매출과 손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상황은 좋지 않다. 현대제철은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감소에 따른 자동차 강판 공급이 줄어들며 실적이 악화됐다. 

2분기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4조692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1384억 원으로 45.6%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에도 부진을 만회하긴 쉽지않아 보인다. 사드 추가 배치로 인해 중국 내 반한 감정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근 중국 내 현대자동차 차량 판매원의 이직도 속출하며 판매망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차를 앞세워 반등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도발에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를 지시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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