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은 사실상 모두 잠정 중단됐다.

한수원은 이날 오전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추진기간 중 공사 일시중단 계획'을 의결했다. 이사회에선 공사 중단 의결에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이관섭 한수원 사장을 비롯한 상임이사 6명과 비상임이사 7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과반수인 7명이 찬성하면 의결된다.

한수원은 전날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중단을 의결하기 위해 경주 본사에서 이사회를 계획했으나 건설 중단에 반대하는 노조와 주민 등이 저지에 나서면서 이사회를 열지 못했다.

공사 일시중단 기간은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3개월간이다. 한수원은 정부가 예정한 공론화 기간인 3개월 내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공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일시중단 기간 중 기자재 보관과 건설현장 유지 관리, 협력사 손실비용 보전 등에 약 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시공업체들과 구체적으로 현장 유지관리비용이나 보상비용을 협의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원자로 건물의 마지막 기초(3단)는 원자로 안전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는 등 일시중단 기간에도 일부 공사는 이뤄진다.

한수원은 또 일시중단 중에도 향후 공사재개 시 품질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노무인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사현장 점검과 기자재 세척, 방청 및 포장 등 특별 안전조치도 수행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를 열어 공정률 29%인 신고리 5·6호기의 건설공사를 일시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 3개월간 공론화 기간을 통해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을 백지화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건설 일시중단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한수원 노조는 이번 이사회의 결정을 무력화 또는 효력 정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공사 중단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이번 이사회 의결에 강력 반발 의사를 내비쳤다.